'1인 1로봇 시대'···실험은 시작됐다

일반입력 :2010/05/05 12:11    수정: 2010/05/07 22:30

이재구 기자

사람들이 개인용 컴퓨터(PC)를 가지듯, 개인용 로봇(PR)을 갖는 시대를 열어줄 실험이 시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의 한 로봇업체가 전세계 11개 로봇연구소에 11대의 똑같은 PR2로봇과 로봇운영체제(ROS)를 제공하면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실험에 참여한 연구소들은 향후 2년간 빨래 등 가사를 돕거나 장애인들을 부축할 정도의 기능을 수행할 개인용 로봇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된다. 마치 PC를 사용하기 위해 요구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과 같다.

이는 이른 바 1인 1PC소유의 개념인 퍼스널컴퓨터(PC)처럼 '1인 1로봇' 소유 개념인 퍼스널로봇(PR)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게 될 전망이다.

씨넷은 5일 미 캘리포니아 팰러앨토 멘로파크 소재 윌로개라지가 미국,일본,독일 등 전세계 11개 로봇 연구소에 오픈소스 로봇운영체제를 갖춘 11대의 PR2 로봇을 2년간 무상대여해 실험에 들어갔다고 보도하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소개했다.

이들 연구소는 이 오픈소스기반의 로봇을 개인용 가사도우미로봇으로 만들어 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된다.

2년간 진행될 이번 실험은 그동안 보아오던 하나의 일만 수행하는 로봇대신 다양한 일을 수행할 로봇을 실현할 가능성을 앞당겨 줄 전망이다.

■전세계 11개 연구소가 같은 로봇으로 연구

전세계 11개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동영상에서 보는 베타프로젝트에 참여해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4일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의 로봇회사 윌로우개라지는 6월에 11개 팀이 2년간 복잡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된 퍼스널로봇2(PR2)를 빌려 준다고 밝혔다.

16개의 CPU코어를 사용하는 이동식 로봇인 PR2는 오픈소스 로봇운영체제(ROS)를 운영된다. 인식,항법,조작을 위한 SW라이브러리가 설치돼 있으며 두 개의 팔과 풍부한 센서를 갖추고 있다. 이 로봇을 제공받는 연구소는 처음으로 PR2로봇을 일반목적의 로봇으로 프로그래밍하게 될 뿐아니라 이를 오픈소스로봇플랫폼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다른 로봇 사용자들도 빠르게 첨단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될 전망이다.

윌로우개라지에 따르면 11대의 PR2는 400만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이들은 영국,벨기에,독일,미국 등의 10개 대학과 독일 보쉬연구소등 11개 연구소에 제공된다.

윌로개라지의 PR2로봇 플랫폼 담당 에릭 버거 이사는 78개의 중요한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11개 연구소의 최종 애플리케이션을 선정해 이 실험을 좀더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애플리케이션은 일련의 연구와 개발구상을 위해 사용되며 그 성과는 진행되는 대로 커뮤니티와 공유된다.

■개인용 로봇 확산 위한 연구 본격화

결국 윌로우개라지의 4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는 오픈소스로봇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개인용로봇의 육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충분히 투자한 가치 이상을 도출해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실험을 통해 11개 연구소는 새로운 생산툴과 부품을 개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개인용 일반목적의 로봇을 위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게 된다. PR2가 지구상에서 가장 스마트한 연구자들의 수중으로 들어가 연구하게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사우주비행사 출신이자 싱귤래리티(특이점)대학의 댄 배리교수는 PR2는 상당히 앞선 하드웨어플랫폼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집에 도입해도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가진다고 말했다.

PR2를 세계적 연구소에 제공해 이들이 연구개발을 하게 하는 것은 이 플랫폼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을 전망케 하는 대목이다.

이미 버클리대의 학생이 이 로봇으로 수건을 개는 애플리케이션을 프로그래밍한 바 있다. 그리고 2개월도 안돼 PR2는 거의 50장의 타월을 연속적으로 잘 갤 수 있었다.

이번에 전세계 11개 주요 연구소에 제공되는 PR2에는 이같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프로그래밍돼 개인용 로봇의 보급확대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PR2, 세탁 일을 배운다

이번에 PR2를 대여받은 전세계 11개 연구팀은 크게 2개 분야에 집중하게 된다.

연구팀들은 먼저 PR2를 이용해 지도읽기, 사물인식, 정학한 카메리 측정과 그이상의 기능을 수행하는 툴과 기능에 대해 연구하게 된다.

둘째로는 모든 로봇툴과 부품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과 데모를 하게 된다. 이들을 결합해 사물을 가져오고 문을 열고, 또는 다른 수많은 가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스스로 거동하기 힘든 장애인을 돕도록 설계된 로봇 등 많은 애플리케이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버거교수는 “완전한 가사도우미 역할을 할 로봇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서랍과 냉장고를 여는 것을 비롯, 다양한 물건을 구별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최근 이 가운데 한 팀은 사람들로 혼잡한 공간에서 물건을 나르는 방법을 로봇에게 가르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버클리대 연구팀은 타월을 접는 일과 함께 이제는 PR2가 세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과학소설 속 가사도우미 로봇 현실화

로봇팀의 멤버이기도 한 앤드류 늑 스탠포드대 컴퓨터과학과교수는 PR2를 받은 11개 연구팀의 팀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로봇이 모든 가정에 비치된다는 것은 로봇학에서의 오랜 꿈이었다“며 ”과학소설은 수십년 간 우리에게 가사도우미 로봇을 약속했지만 우리는 아직 이 로봇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늑 교수는 우리가 그런 특화된 로봇을 갖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주된 이유는 하나의 목적을 위한 만들어진 로봇이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윌로우개라지사의 오픈소스 로봇운영체제(ROS)와 PR2 로봇을 이용한 동시다발적 연구는 이 충족되지 못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가동되기 시작했다.

전세계 수많은 연구소가 자신들의 독자적인 로봇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 로봇들은 폐쇄적인 반면 윌로우개라지는 이번의 새로운 실험을 통해 개방형 로봇시스템을 만들 기회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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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우개라지는 전세계 연구소에 로봇을 보냄으로써 이들이 아이디어를 교환하도록 하면서 자신들이 직접 로봇을 유지할 필요없이 운영상 발생할 SW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배리는 “20년전만 해도 이런 애플리케이션은 상상도 못했다”며 “PR2 실험이 성공하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로봇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