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스피커, 고가의 스피커야 당연히 뛰어난 디자이너와 오랜 전통이 있으니 보는 맛도 있겠지만 오늘 이야기하는 보는 스피커는 최근 중저가 스피커 시장에서의 나타나는 변화를 두고 하는 이야기이다. 여전히 끼워주는 스피커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좋은 소리를 원하는 사용자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끼워주는 스피커에 대한 불신(- 사실 불신이라기 보다는 식상함이며 사용자의 요구 수준에 부합하지 않는 정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피커를 고르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MP3, PMP 등 휴대용 디지털기기의 성장으로 소형 스피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최근 출시된 윈도7도 크게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종이, 나무, 스톤 등 재질의 차별화나 레고, 스타워즈 등 캐릭터를 이용한 차별화, 디자인과 색상을 통한 차별화 등 수 많은 소비자들의 수 많은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말 다양한 스피커가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스피커는 들을만한 소리를 갖추고 외형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성능은 끼워주는 수준을 조금 넘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일본의 Princeton에서는 차별화의 일정부분을 소비자에게 넘겨버렸다. 바로 DIY스피커 패키지를 출시하였는데 처음엔 제공된 종이를 오려서 스피커를 만들지만 싫증이 나기 시작하면 소비자가 알아서 만들어 쓰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서 듣는 종이공작 스피커로 총 3개의 시리즈가 있는데 시리즈는 사용자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하는 용도이며 요점은 사용자들이 스스로 자신만의 스피커를 만들어서 사용하라는 취지다. 1번 카세트 라이오형, 2번 테이블 전축형, 3번 콤포넌트형으로 각각 840엔으로 저렴한 편이다. 오리지널 프린팅 페이퍼와 무지 페이퍼 3개 그리고 쓰임을 알기 어려운 양면 테이프가 포함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새롭게 프린트해서 공작을 하는데 필요한 최소의 자재를 포함한 것 같다.
NXT기술(평판스피커 기술)을 채용한 스피커 유닛을 사용하여 소리는 제법 괜찮은 편이며 다른 형태의 제품에도 적용하기 쉽다. 전원은 USB전원을 사용하는데 컴퓨터나 전원코드 근처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DIY스피커의 장점을 살리고 형태에 구애받지 않기 위해서는 배터리 수납공간을 최소로 하거나 없애야 했을 것 같다.
조립은 간단하다. 그냥 종이공작 하듯이 자르고 오려서 풀로 붙이면 끝이다. 말은 정말 쉬운데 실제로 해 보면 1~2시간 정도는 투자를 해야 한다. 3가지 시리즈 중에서 가장 쉬운 카세트형을 선택했지만 오랜만에 하는 공작이라 그런지 2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다.
어릴적 종이로봇을 접는 것처럼 상당히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잘라야 할 부분, 접어야 할 부분 그리고 풀을 칠해야 할 부분이 잘 표현되어 있으니 시키는 대로만 하면 제법 괜찮은 스피커를 완성할 수 있다. 또 프린터 제조사나 특정 사이트를 보면 자사의 제품을 종이공작으로 만들 수 있도록 프린팅 도면을 제공하는데 그러한 자료를 받아서 스피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요즘 USB전원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어 불편함은 없지만 어쨌든 USB전원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장소에 제약이 따른다. 즉, 선반 위나 책장 같은 곳에는 두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여러 개를 만들어 전시해 두고 기분에 따라서 들을 거라면 별도의 USB전원을 준비해 둘 수는 있을 것같다.
만드는데 제법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완성품에서 나오는 소리는 꽤 괜찮았다. 역시나 배터리 방식이 아니라는 것은 불편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시간이 되면 다른 형태의 공작을 만들어 스피커로 활용해 보고 싶다. 누군가 말했듯이 확실히 소리는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최근 형성되고 있는 중저가 스피커 시장의 변화를 보면 소리로 스피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구매를 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를 할 수가 있는데 소비자들이 성능에 대해서 의심을 품지 않을 만큼 중저가 스피커들의 성능이 평준화 되었다는 것과 중저가 시장에서는 디자인과 재미가 들리는 소리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Princeton은 그 마무리를 소비자에게 떠넘겨 버린 것이다.
제조사: Princeton
제품명: 페이퍼 스피커
특 징: 종이공장 스피커
NXT채용 스피커 유닛
USB전원, 3.5단자
가 격: 840엔(한화 약 10,800원)
판 매: 국내미정
포인트: 듣는 스피커에서 보는 스피커로, 종이공장 스피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