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방긋’-LG ‘한숨’, 휴대폰 희비

일반입력 :2010/04/30 14:32    수정: 2010/04/30 14:35

김태정 기자

세계 휴대폰 시장서 삼성전자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반면, LG전자는 추락을 연출했다. 두 회사의 성적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강자들의 도전이 거센 가운데 삼성전자는 어느 정도 방어에 성공했고, LG전자는 계속 공격을 허용 중인 모습이다.

■삼성 "터치폰 대박, 여전히 효자"

30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늘어난 6천430만대라고 발표했다.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다.

네트워크부문까지 포함한 1분기 정보통신 매출은 9조1천800억원, 영업이익 1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2%다. 네트워크부문이 박한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대부분이 휴대폰에서 나왔다. 

점유율은 유럽과 북미 등 선진 시장에서 전년 평균보다 1%p 늘어난 25%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애플과 모토로라 등 스마트폰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나름 선전했다는 뜻이다. 

세계 전체 점유율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2%p 늘어난 22% 가량을 기록했다. 고가와 저가 제품 모두 충실히 공략한 결과라는 자체 평가를 내놨다.

김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터치폰 판매 증가와 신흥 시장에서 골고루 선전해 견조한 휴대폰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LG "터치폰, 스마트폰 모두 울상"

같은 기간 LG전자 MC사업본부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판매량과 수익성 모두 비상이 걸렸다.

28일 LG전자는 지난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한 2천710만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는 성장했지만 유럽과 북미에서 판매량이 부진, 고급 브랜드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휴대폰 부분 매출액은 3조1천396억원, 영업이익은 27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7%, 88.9% 추락한 결과다. 영업이익률이 1%에도 못 미친다.

이는 스마트폰 트렌드에 뒤쳐진 가운데 ‘뉴초콜릿’ 등 터치폰 신작들이 부진하면서 예견됐던 결과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성적은 부진하지만 ‘몬테’ 등을 앞세워 1천700만대의 풀터치폰을 팔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LG전자와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관련기사

이 같은 구도는 2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바다폰’ 등을 내세워 스마트폰 시장 지분 확보를 선언했지만, LG전자는 이렇다 할 구원투수가 안 보인다. 최근 ‘옵티머스’ 등 글로벌 스마트폰을 발표했지만, 애플이나 삼성전자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도현 LG전자 CFO(최고재무책임)는 “올해 중점적으로 휴대폰 경쟁력과 수익성 회복을 추진할 계획이다”며 “시간을 두고 근본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