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김태경씨는 최근 엔트리카 구입을 앞두고 갈등에 빠졌다. 같은 모델로 차 값은 높지만 연료비가 절감된다는 ‘LPi하이브리드’와 일반적인 ‘가솔린’모델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이다. 결국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면 절약되는 연료비가, 높은 차 가격을 상쇄시킬 것이라는 계산하에 구입을 결정했다.
그럼 하이브리드카를 얼마나 타면 차 가격의 차이가 사라지게 될까.
아반떼의 두 모델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공인연비는 LPi하이브리드 17km/l, 가솔린 15.2km/l로 경차와 소형차의 연비차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LPi 하이브리드 모델은 LPG를, 가솔린은 휘발유를 사용한다. 2010년 4월 29일 오피넷 유가 기준 서울시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LPG 981원, 휘발유 1799원으로, 휘발유가 두 배 가까이 비싸다.
이를 기준으로 김태경씨가 하루에 30km를 매일 주행한다고 했을 때, 가솔린모델의 1년 유류비는
약 129만원, 하이브리드모델은 약 63만원이 된다. 가솔린모델의 49%밖에 되지 않는 유류비로 주하니 뛰어난 연비절감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신차가격을 살펴보면 아반떼 LPi하이브리드 2,410만원(세제혜택 전 2,553만원), 아반떼 가솔린모델은 1,897만원으로 513만원의 차이가 난다.
결국 매년 절감되는 연료비 66만원으로 513만원의 차가격을 상쇄시키는데 약 8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된다. 신차를 구입해서 10년 가까이 타는 경우도 있지만, 중고차로 되파는 시기가 평균 3-5년 사이임을 감안해보면 절감한 연료비로 높은 차가격을 상쇄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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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저렴한 중고차를 살펴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의 시세표에 따르면 2009년식 아반떼 하이브리드모델은 현재 1,900만원대, 같은 연식의 가솔린모델은 1,400만원 전후에 시세가 분포되어, 여전히 500만원가량의 차이를 유지하고 있고, 실제 중고차가격 또한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뛰어난 연비절감 외에 오염물질 배출량을 혁신적으로 낮춰, 보다 친환경적인 자동차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뛰어난 장점을 체감하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차가격이 먼저 자리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술이 상용화되고, 경쟁모델이 등장하여 상호견제 속에 보다 안정된 성능과 가격을 제공한다면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은 더욱 크게 빛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