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 이월’에 대한 해법을 이용자가 기존 요금제 내에서 음성·데이터·문자메시지(SMS)양을 스왑해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데이터 이월에 대한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8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스마트폰 요금제 이용자가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 경우 잔여량을 이월할 수 있도록 통신사에 권고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집중돼 왔다.
KT의 경우 데이터 이월에 대한 스마트폰 가입자의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달 가장 많은 이용자가 가입해 있는 월 4만5천원의 ‘i-라이트’ 요금제에서 무료 데이터양(500MB→100MB)을 줄이고 음성량(200분→250분)을 늘린 ‘i-토크’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방통위가 밝힌 데이터 이월 허용에 대해 수용한다는 입장을 갖고,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자가 월 기본료 범위 내에서 음성·데이터·SMS의 양을 직접 설계하는 형태의 새로운 요금제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라이트 요금제의 경우 기본료 월 4만5천원에 무료 서비스로 ▲음성 200분 ▲SMS 300건 ▲데이터 500MB를 제공하지만, 새 요금제에서는 이용자가 서비스 이용 비중에 따라 음성·문자·데이터의 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i-라이트 요금제에서 데이터·SMS 이용보다 음성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는 ▲음성 300분 ▲SMS 100건 ▲데이터 300MB 등으로, 반대로 데이터 이용이 많은 경우는 ▲음성 100분 ▲SMS 100건 ▲데이터 1GB 등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KT는 월 기본료에서 차지하는 음성·데이터·SMS의 각 요율을 결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요금제의 경우 각 서비스별 요율은 ▲음성 10초당 18원 ▲데이터 패킷(0.5KB)당 0.025원 ▲SMS 건당 20원 등다. i-라이트 요금제의 경우 이를 적용하면 ▲음성 200분(2만1천600원) ▲SMS 300건(6천원) ▲데이터 500MB(2만5천600원) 등 총 5만3천200원의 무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셈이다.
따라서 KT는 이 요금 범위 내에서 각 음성·SMS·데이터양을 스왑할 수 있도록 설계 범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한업 무선데이터기획담당 상무는 “각각의 요율은 기본적으로 전사적으로 검토해야 할 내용”이라며 “데이터 이월 요구를 계기로 종합적으로 보고 있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성운 개인마케팅전략담당 상품기획팀장은 “데이터 이월과 관련해 음성·데이터·SMS를 호환하는 방법을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각 서비스를 호환하는 방법은 지능망의 전산개발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고 소비자 혜택 등을 고려해 복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현미 KT 개인고객부문 전략본부장도 “아직 데이터 이월에 대해서는 결정된 사항이 없고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도 “방통위가 청와대에 업무보고에 올린만큼 장기적으로는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공식적으로 아직까지는 이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