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3D 열풍속에 안방 시장도 노크

일반입력 :2010/04/14 19:17    수정: 2010/04/15 10:24

남혜현 기자

안방 시장까지 파고들 수 있을까? 기업에서 회의할때 많이 쓰이는 프로젝터 시장에 흥미로운 화두가 던져졌다. 최근 3D 기능을 탑재한 프로젝터가 쏟아지면서 기업과 공공기관을 넘어 안방 시장까지 파고들 수 있다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는 것.

때이른 감도 있지만 3D TV와의 경쟁을 점치는 시나리오도 등장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국내 프로젝터 시장규모는 총 13만대 정도다. 이중 개인이 가정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비율은 10% 미만. 90%가 학교 등 공공장소나 기업에서 소화되고 있다. 프로젝터 생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소비자 마케팅을 하지 않는 이유다.

프로젝터 수요가 기업에 집중된 것은 개인 소비자들의 성향이 TV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야근이 많고, 주로 외부에서 여가를 즐기는 정서가 강한 한국에서는 극장 엔터테인먼트 성향이 강한 프로젝터를 생소하게 여긴다는 것.

그러나 3D 기능을 탑재한 프로젝터들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정용 시장에서도 전략적 거점을 마련할 발판이 마련됐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3D 콘텐츠가 활성화 된다는 전제하에 입체화면을 보다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프로젝터에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3D시장만 놓고 본다면 관련 콘텐츠나 해상도, 화면 크기 등을 고려했을 때 TV보다는 프로젝터가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테리 쿼 옵토마 아시아 사장은 “사람들이 3D TV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3D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비디오 이미지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대형스크린이 유리하다”면서 “TV는 50~60인치 화면크기에 국한되는데 반해 프로젝터는 100인치 이상 구현가능하다는 점에서 3D를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성 벤큐코리아 지사장은 “일반 가정에서 보는 TV 제품은 80인치 정도가 한계일 것”이라며 “프로젝터는 TV의 반 값으로 120인치까지 구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쟁까지는 아니더라도 60~80인치 화면 시장에서는 TV와 프로젝터가 교집합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역시 (3D TV보다는) 3D프로젝터가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도 크다며 3D TV가 고가라는 점과 3D콘텐츠 시청환경 조성 등을 고려했을 때 TV 단말기보단 프로젝터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판매중인 풀HD LED 3D TV의 경우 55인치 제품이 600만원 대에서 판매된다. 현재 판매되는 3D 프로젝터가 300만원 안팎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비싸다.

우려도 있다. 우선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단숨에 바뀌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주 삼성전자는 자사 3D TV판매가 출시 6주만에 1만대 판매고를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LED TV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TV는 당연히 구비해야 하는 가전 필수품이라는 인식에, 이왕 사는 것 돈을 조금 더 주고서라도 3D 기능이 추가된 제품을 구매하지만 TV 대신 프로젝터를 구입하려는 경향은 아직 국내에서는 힘들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3D시장을 두고 프로젝터 뿐만 아니라 TV나 모니터도 같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쪽이 더 많이 늘어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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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쿼 사장은 이에 대해 “프로젝터가 TV를 전면 대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그러나 3D 영상 특성을 생각할 때 프로젝터는 새로운 시장 영역을 개척해 갈 것”이라며 판매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올해는 3D의 원년”이라며 “3D 프로젝터 뿐만 아니라,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닐 수 있는 초경량 피코 프로젝터, 노트북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와이드 프로젝터 등이 향후 관련시장을 키우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