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D) 판타지영화 ‘아바타’가 입체영화의 새로운 문법이나 언어를 제시했는지는 의문이다”
3D 붐이 전세계 영화시장을 강타하면서, 관련 시스템을 전부 해외기술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국영화산업계는 그야말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해석이 분분하다. 이런 가운데 영화 ‘친구’로 잘 알려진 곽경택 감독이 색다른 통찰력으로 3D영화산업을 분석해 주목을 끌었다.

30일 코엑스에서 열린 ‘3D 월드포럼’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곽 감독은 “아바타가 어지럼증, 두통 등을 유발하는 그간의 3D 영화의 당면 과제인 ‘안전한 기능’ 문제를 해결하고 대중적 인식을 개선시킨 것은 사실이나 입체영화의 새로운 문법이나 언어를 시도했느냐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소 모호한 그의 평가는 아바타가 ‘입체’란 밑그림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기대감을 덧씌운 정도로 그쳤을 뿐 3D 영화산업계의 발전을 위한 '방향성'은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아바타’를 계기로 찾아온 ‘3D 쓰나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입체적인 상상력을 통한 스토리텔링 등 깊이 있는 예술적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곽 감독은 또 “30년 만에 찾아온 지금의 3D영화산업은 새로운 입체영상의 언어나 문법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두가 스타트라인에 서 있는 것과 같다”라며 “한국 영화계는 상상력이 기술을 주도하는 시대에 스토리텔링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영화를 볼 때 화면 앞으로 툭 튀어 나올듯한 입체감과 화면 뒤로 깊숙이 들어간 입체감의 ‘컨버전스’나 성인과 어린이에 따라 각기 다른 양안시차의 거리 등 쉽사리 풀리지 않을 기술적 제약에 대해서 “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현실감에 대한 욕구가 인간 스스로를 단련하게 할 것”이라며 “현 3D 화면에 익숙해지면서 소비자는 차차 자기 뇌 속에서 자연스런 영상으로 느끼게끔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곽 감독은 한국 3D영화산업 부흥을 위해 ▲3D 영화관련 새로운 용어에 대한 통일과 ▲현장에서 직접 입체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3D 촬영에 대한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후, 결과물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우리만의 영화적 언어로 만들 것, ▲나아가 3D 촬영으로 바뀔 새로운 컷에 대한 고민과 스타일을 구상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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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감독은 산업 측면에서 특히 하드웨어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제작환경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의 적극적인 지원도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곽 감동은 내년 설 개봉을 목표로 3D영화 ‘아름다운 우리(가제)’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곽 감독에 따르면 본격적인 촬영은 오는 6월부터이며 90% 이상의 필름을 현장 3D 촬영으로 소진할 계획이다. 이번 작품에 투입될 총 제작비는 150억원 규모로 3D 촬영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작비용의 30억 상당의 상승비용이 발생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