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 강림!…여심 잡는 앱스토어 게임

일반입력 :2010/03/26 15:01    수정: 2010/03/26 15:07

정윤희 기자

지난해 아이폰이 국내에 보급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은 복잡하고 어려운 기기라는 생각에서 누구나 간편하게 사용가능한 모바일 단말기로 말이다. 이제 길거리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여성 이용자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KT경영경제연구소가 지난 1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아이폰 이용자들의 46%가 거의 매일 앱스토어에 접속한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어플리케이션이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 이용자의 구매파워가 무시 못 할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

아이폰의 여성 사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미 패션, 육아, 맛집 등 여성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앱스토어에서 아기자기하고 직관적인 게임 방식으로 여성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모으는 게임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선두주자는 ‘달콤살벌한 맞고’다. 이쓰리넷(대표 성영숙)이 선보인 ‘달콤살벌한 맞고’는 26일 현재 국내 앱스토어 유료차트 2위, 무료차트 16위에 올라있다.

게임의 룰이 잘 알려져 있는 ‘맞고’ 게임이라는 강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점은 캐릭터 변신 시스템이다. 별 볼일 없던 여성이 맞고를 통해 남성들을 함락(?)시키면서 아름다워진다는 설정이 여성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드레스 룸에 서 있는 고순이를 만나게 된다. 이용자는 상대방을 올인 시킨 돈으로 옷, 헤어스타일, 성형 등을 통해 고순이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다.

타 라이선스 맞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달콤살벌한 맞고’는 0.99달러(한화 약 1천1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쓰리넷은 영문화 작업을 완료하는 대로 미국 및 해외 앱스토어에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달콤살벌한 맞고’ 풀버전을 다운로드 받은 한 여성 이용자는 “처음에는 가볍게 무료버전을 플레이 중이었는데 결국 풀버전을 사고 말았다”며 “처음에는 찌질했던 고순이를 옷 입히고 머리 바꿔가며 예쁘게 꾸미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LED’로 유명한 ‘블루윈드’의 신작 게임 ‘블루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은(?) 그래픽으로 여심 공략에 나섰다.

아이스크림을 파는 내용이 주 스토리 라인인 ‘블루 아이스크림’은 하드, 소프트아이스크림, 컵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아이콘이 등장하는 타이쿤적 요소가 가미된 퍼즐매치 게임이다.

이용자는 게임 내에서 가게 문을 연 후 재고가 쌓이거나 한꺼번에 많은 매출이 일어났을 때 물건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매치하게 된다. 매치에 방해되는 아이스크림을 없애는 방법은 바로 먹어버리는 것. 스푼을 이용해 시식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

매일매일 목표 금액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면 성공이다. 단순 매치에 그치지 않고 제시되는 아이스크림 개수를 맞춰 판매해야하는 미션이 이용자들의 게임 몰입도를 높인다.

이밖에도 무지개색 블록, 손바닥 블록 등 다양한 특수 블록으로 아이스크림의 종류를 변경할 수 있다.

‘블루 아이스크림’의 한 이용자는 “너무너무 예쁜 그래픽이 여자들이 딱 좋아할만한 스타일”이라며 “게임을 하다보면 심하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지오인터랙티브(대표 김동규)가 지난해 미국 앱스토어에 선보인 ‘헬로키티 낙하산 천국’은 해외에서 인기를 얻어 국내에 상륙한 경우다.

‘헬로키티 낙하산 천국’은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애플 톱 차트 및 톱 그로싱 차트에 입성했다. 고무적인 것은 쟁쟁한 디즈니 게임들과 함께 ‘여성을 위한 앱스(Apps for Girls)’에도 선정됐다는 것.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출시돼 출시초기 유, 무료 차트 3위까지 올라가는 등 인기를 모은 데다 꾸준히 여성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게임 시스템 자체는 고무줄을 튕겨 쏘아올린 헬로키티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동안 장애물을 피하고 아이템들 획득하는 방식이다. 얼핏 들으면 굉장히 간단한 게임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하다보면 절로 빠져드는 점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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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득한 아이템으로 자신만의 방을 꾸밀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이용자는 게임 내에서 얻은 벽지, 액자, 시계 등 다양한 아이템을 3D 공간인 마이룸에 마음에 들게 배치하면 된다. 지오인터랙티브는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히든 아이템 포함 65종의 아이템을 준비했다.

‘헬로키티 낙하산 천국’을 플레이 중인 한 여성 이용자는 “처음에는 단순한 시스템에 금방 질릴 거라 생각했지만 큰 오산이었다”며 “스테이지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빠져들어 지금은 지하철을 탈 때마다 자동적으로 ‘헬로키티’를 플레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