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기어] 건담 볼펜

일반입력 :2010/03/02 16:01

아이디어홀릭 제공

하나 살 거 두 개 사고, 두 개 살 거 세 개 사게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일까? 문구점에 가보면 저 많은 것들이 과연 팔릴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문구용품들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노트와 필기류는 가장 넓은 자리에 가장 많은 종류가 있는 것 같다. 노트는 내지의 형태와 재질에 따라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여전히 노트판매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표지의 디자인(일러스트)에 달려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기류는 어떨까? 노트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긴 하지만 연필은 역시 전통적인 육각형 모양에 겉면만 다양한 캐릭터로 인쇄된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 같다. 볼펜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육각형 모형의 흰색 모나미 볼펜도 여전히 많이 판매가 되고 있지만 연필보다는 훨씬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어 있다. 이젠 평범한 볼펜을 만들어 시장에 진입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에는 시장이 너무 딱딱해진 것 같고 뭔가 좀더 자극적인 디자인, 재료, 형태를 선보여야 일단 관심을 끌 수 있을 것 같다.

필기류는 새로운 것이 나오면 예전 것은 까맣게 잊어 버리는 디지털 제품과는 많이 다르다. 여러 형태를 가지고 기분에 따라 사용하기도 하고 집과 사무실에서 분위기 맞추어 사용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어디를 가든 하나만 고집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꼭 최신이라서, 최고의 제품이기 때문은 아니다. 그냥 자신의 취향에 맞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제품도 그냥 취향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다. 결코 뛰어난 필기감이나 빠른 필기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건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엇인지 한 눈에 알아차릴 것이다. 바로 건담에 나오는 무기와 방패를 볼펜으로 만든 것이다. 총 8가지 타입으로 출시가 되었다. 간단한 브리스타 패키지에 마지막 조립은 직접 해야 한다. 한번에 2개 정도의 시리즈로 꾸준히 발매가 되고 있다.

흉내만 낸 조잡한 품질의 제품이 아닌 정식 라이센스를 받은 상당히 뛰어난 품질의 제품이며 제품의 활용도를 극대로 하기 위해 각 제품은 별도의 스탠드가 부속된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스탠드에 진열하여 보관(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볼펜 심의 색상은 블랙, 다크 그레이, 블루, 그린 4종류가 있다. 무기의 색상의 조화를 위한 것 같은데 레드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비슷한 크기의 프라모델이 있다면 그대로 사용해도 될 만큼의 품질이 뛰어나며 구조도 훌륭한 것 같다. 각 제품은 무기의 특성을 살려 볼펜을 장착하였기 때문에 최대한 원형의 구조를 살리고 있다. 예를 들면 건타입은 전형적인 볼펜의 구조-헤드를 누르면 심이 나오는-를 적용하였으나 방패는 볼펜의 구조를 적용하면 형태에 변형이 불가피 하기 때문에 총열과 캡으로 볼펜을 처리하였다. 볼펜의 필기감은 뛰어난 편이지만 요즘은 중국산 저가도 필기감은 좋은 편이다.

각 제품에 포함된 스탠드는 언뜻 보면 편리성을 높인 액세서리로 보이지만 실은 고도의 상술이 숨어있는 다목적 액세서리라고 할 수 있다. 볼펜을 거치하여 두는 편리성과 무기를 제대로 진열할 수 있는 진열대 역할이 겉으로 들어난 기능이라면 사용자들의 욕구를 자극하여 전 시리즈를 계속해서 진열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숨은 기능일 것이다. 실례로 일본의 커뮤니티를 다니다 보면 전 시리즈를 구매했으며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기대를 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다.

잠깐 동안 기분전환이나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오래도록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아무리 볼펜의 필기감이 좋은 편이라 해도 무기의 형태를 최대한 살리다 보니 그립감은 검토대상에서 제외된 듯하다.

비슷비슷한 필기류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데 그 자극을 무에서 창조하는 것이 진정 보람된 일이겠지만 그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며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필기류에 그런 노력을 들이기는 쉽지 않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캐릭터에서 가지고 오는 것일 것인데 요즘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상업적인 부분까지 고려하여 작품성과 상업성을 잘 조율하는 것 같다.

사실 PPL(product placement)을 가장 잘 활용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애니메이션인 것 같다. 요즘은 대형 완구회사나 캐릭터회사에서 모든 부분을 고려하여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중간중간 들어가는 소품들의 출시 스케줄도 애니메이션 스케줄에 같이 포함이 된다.

너무 상업적으로 치우치는 것이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단순한 작품성만 강조해서는 어려운 시기임을 감안하면 적당한 상업성은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시장을 자꾸 해외업체에 내주는 국내환경이 걱정이며 하루빨리 국내의 애니메이션도 경쟁력을 갖추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제조사:선스타

제품명: Gundam Arms Ball Pen

특 징: 건담 무기와 방패 형태의 볼펜 시리즈

8가지 타입

색상: 블랙, 다크 그레이, 블루, 그린

가 격: 1,000엔

포인트: 캐릭터 소품을 이용한 색다른 볼펜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