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 익스플로러(IE)6 등 일부 웹브라우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것으로 알려진 시한이 임박했다. 구글서비스를 IE6 브라우저에선 못쓰게될까?
구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식블로그를 통해 오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구버전 웹브라우저 호환성 지원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문자들에게 마이크로소프트(MS) IE7, 모질라 파이어폭스3, 구글 크롬4, 애플 사파리3 이상을 사용해달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내용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그러나 몇가지 오해도 불러일으켰다.중단 대상이 되는 브라우저가 IE6뿐이라거나, 대상 브라우저로 구글 서비스를 쓸 수 없게 된다거나, 중단하게된 계기가 해킹 피해에 따른 것이라거나, 누리꾼들 사이에 벌어진 IE6 퇴출운동과 맥을 함께한다는 것 등이다.
■IE6로는 구글 서비스 못쓴다?
구글은 3월 1일부터 자사서비스 '문서도구'와 '사이트도구'를 사용할 때 인터넷익스플로러6 등에서 새로운 기능을 못쓸수 있다고 예고했다.
라젠 셰스 구글 앱스 선임 제품 담당 매니저는 "구글 문서도구(Google Docs)와 사이트도구(Google Sites)를 시작으로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며 "오는 3월 1일부터 구버전 브라우저로는 이들 제품에서 새 변경사항을 포함한 주요 기능이 온전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문에서 '구글 사이트(Google Sites)'라는 표현은 한국어판 서비스명 '사이트도구'를 가리킨다. 이때문에 구글 전체 사이트에 대한 얘기로 오해한 경우가 있었다.
구글 사이트도구는 온라인 홈페이지 제작툴이다. 웹브라우저에서 마우스조작만으로 단순 게시판, 블로그, 팀사이트, 기업용 사이트 등을 만들 수 있는 웹사이트 제작관리 프로그램이다. 웹문서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하이퍼텍스트 마크업 언어(HTML)'를 모르는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
구글 문서도구는 온라인 문서 편집툴이다. 브라우저를 통해 단순 텍스트 파일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서 사용하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문서를 만들고 편집할 수 있는 웹기반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이다.
구글은 G메일과 캘린더도 연말께 IE6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다. 외신들은 이달초 구글 대변인 발언을 인용해 "지메일을 포함해 구글 앱스 나머지 서비스들에 대한 오래된 브라우저 호환성 지원을 올해말까지만 유지한다"고 보도했다.
■'3월 이후'에는 대체 무슨일이?
IE6으로 이들 사이트를 열었을 때 사용자 동작을 막아버린다거나 강제로 주소가 바뀌거나 하지 않는다. 3월 이후 IE6 사용자도 일부 기능은 계속 쓸 수 있다. 단지 서비스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거나 변경시 호환성을 보장할 수 없을 뿐이다.
호환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은 구글이 일부러 집어넣은 동작이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오작동, 버그 등이 생겼을 때 이를 완전히 정상화시킬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김경숙 구글 코리아 상무는 "(국내 언론에서 사용한) '지원중단'이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며 "구글 입장은 특정 웹브라우저 사용자들이 우리 서비스를 못쓰게 만들겠다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구글은 웹애플리케이션을 '제품'이라고 표현한다. 구글 웹서비스를 서비스가 아닌 제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얘기는 더 명확해진다. 구글 설명을 들어보자.
"IE6는 출시된지 10년 이상 된 웹브라우저다. 이후 진보된 웹기술이 반영돼있지 않다. 구글이 앞으로 내놓을 웹서비스들은 구버전 브라우저들이 지원하지 않는 기술을 사용한다. IE6처럼 오래된 웹브라우저는 구글 제품 기능을 충분히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IE6 등 구버전 브라우저에서 구글 서비스 사용성을 보장할 수 없는 거다."
호환성 지원을 보장하지 않아도 사용자들은 여전히 IE6 등으로 구글 서비스를 쓸 수 있다. 세부 기능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겉보기에는 멀쩡할 것이다. 이는 국내 유명 포털업체도 취하고 있는 정책이다. MS도 '오피스 웹앱'을 IE7 이상 환경에서만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E6에서 MS오피스 웹앱은 아예 실행되지 않는다.
■해킹이 문제냐, 호환성이 문제냐
국내 일부 언론들은 구글이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웹브라우저가 IE6뿐인 것처럼 알렸다. 이어서 IE6에 중요한 보안결함이 있는데 구글이 그 피해를 입은 것이 직접적인 계기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 구글이 시달려왔다고 밝힌 중국발 해킹 공격이 IE6 등에 포함된 보안취약점을 이용했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이 중국 사이버공격과 정부차원에서 지속된 검열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그러나 구글이 중국 사이버공격을 발표한 시기는 지난달이지만 해킹공격은 몇개월에 걸쳐 간헐적으로 이뤄졌다. 사이버공격은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한다. 또 웹서비스가 특정 브라우저를 제대로 지원하는 것과 브라우저 보안취약점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을 당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정김경숙 상무는 "본사 차원에서 고려했을 수는 있지만 해킹에 따른 피해는 이번 공지를 내놓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아니다"라며 "오래된 브라우저 호환성 지원에 대한 정책을 바꿀 계획은 예전부터 해왔다"고 말했다.
MS에 따르면 중국 해커들이 구글을 공격할때 이용한 보안취약점은 IE6뿐 아니라 IE7과 IE8에도 존재했다. 단지 실제 발생한 공격이 IE6만을 이용했을 뿐이다. 보안 취약점을 문제삼았다면 구글은 IE6뿐만 아니라 전체 IE 브라우저에 대한 호환성 지원을 중단했을 것이다.
구글은 IE6만이 아니라 다른 개발사 브라우저도 최신버전을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파이어폭스2, 사파리2, 크롬3 등에 대한 지원 역시 종료된다.
■모든 것은 '웹표준을 위하여?'
구글은 IE6에만 맞춰 제작된 웹서비스가 다른 브라우저에서 호환되지 않는 상황과 전세계에서 벌어진 IE6 퇴출 움직임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정김경숙 상무는 "국내는 특히 IE6사용자 비중이 외국보다 월등히 많다"면서 "구글이 브라우저 호환성 이슈에 공감하고 이를 개선하기위해 노력하는 의도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결국 서비스에서 의도한 기능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서다. 웹표준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비공개 시험서비스 중인 웹기반 협업플랫폼 '구글 웨이브'는 IE를 아예 지원하지 않는다. 파이어폭스, 사파리, 크롬 브라우저에서만 쓸 수 있다. 구글은 "웨이브는 시험단게 서비스"라서 "최신기능을 지원하는 일부 브라우저만 골라 계속 개발과 갱신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제한된 환경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해 개발주기를 앞당긴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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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사이트도구에서는 오페라 브라우저도 완벽하게 지원하지 않는다. '오페라'는 웹표준이 진하게 녹아든 브라우저다. 오페라소프트웨어 웹 에반젤리스트 신현석 과장은 블로그를 통해 "오페라 소프트웨어는 웹표준을 정말 강하게 지원하고있는 기업"이라며 "제품들이 모두 웹표준을 중시하고 W3C활동과 능동적인 웹표준 지원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정김경숙 상무는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수를 위한 것이라 우선적으로 지원할 대상을 선정할 수밖에 없다"며 "선정 기준으로 점유율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