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모바일 벤처에 3천700억 투자”

일반입력 :2010/02/18 14:14    수정: 2010/02/18 15:46

김태정 기자

“애플 아이폰 같은 혁신이 우리기업에게 없다는 지적은 옳다. 하지만 한탄보다 도전이 필요할 때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에서 ‘무선 IT 강국 도약을 위한 비전’을 내놓았다.

이는 방통위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무선인터넷 활성화 정책’을 더 구체화한 내용이다. 3천700억원의 기금을 투입해 모바일 벤처기업을 확 키우겠다는 내용이 기대를 모았다.

최 위원장운 우선, 오는 12월 해산 예정인 ‘KIF(Korea IT Fund)’ 펀드 자금을 올 상반기부터 모바일 벤처들에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말 기준 3천700억원(현재 가용자금 2천150억원) 규모다

KIF는 지난 2002년 이동통신 3사가 IT 투자를 전제로 결성한 펀드다. 방통위는 KIF를 모바일 벤처에 원활히 투입할 수 있게 이통사들과 최근 협의를 마쳤다.

이와 함께 향후 국회에서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이 통과하면 주파수 할당 대가 등으로 모인 기금을 모바일 활성화에 우선 투자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KIF는 당장 창업 자금에 목말라 있는 모바일 벤처기업에게 종자돈이 될 것”이라며 “모바일에서도 NHN이나 엔씨소프트와 같은 스타기업들이 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그동안 요금 인하와 망개방 요구 등 통신업체 규제를 통한 무선 인터넷 활성화를 모색해왔다. 모바일 콘텐츠 육성은 다소 뒷전이었던 것. 이번 모바일 벤처 육성 발표에 기대가 큰 이유다.

방통위는 통신 인프라 투자에 있어서 ‘최적의 스마트폰 이용환경 구축’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세계에서 가장 무선인터넷을 하기 쉬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3G 뿐 아니라 와이파이, 와이브로 등의 범위를 확대해 무선 인터넷을 공기처럼 쓰게 하는 방안을 방통위가 수립 중이다.

이 같은 방통위의 행보에는 우리나라 통신 사업이 심각한 위기라는 진단이 작용했다. 혁신의 부재를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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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무선 인터넷 활성화가 지체되는 등 모바일 혁신에 대응 못해 ‘IT 코리아’ 위상이 흔들리는 중이다”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과 인터넷 포털, 검색까지 외산 기업에게 뺏길 위기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IT 코리아 제 2의 도약 여부는 향후 1~2년 내 결정될 것”이라며 “모바일 벤처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