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경영진 잇단 사임…왜?

CEO에 이어 COO와 선임이사 사퇴

일반입력 :2010/02/16 16:30    수정: 2010/02/16 19:17

무슨일이 있는 것일까?

세계 최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체 SAP가 핵심 경영진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선임이사도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포테커 SAP CEO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사임한데 이어 어윈 군스트 SAP COO와 존 슈바르츠 선임 이사도 사퇴했다.

SAP는 군스트 COO가 건강문제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6개월간 병을 이유로 일선 업무에서 물러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은 게르하르트 오스발트 SAP 글로벌서비스 및 지원담당 이사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슈바르츠 선임이사는 사정이 다르다. SAP는 슈바르츠 선임이사가 물러난 이유와 후임자 인선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슈바르츠 이사는 SAP가 2008년 68억달러를 주고 인수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SW업체 비즈니스오브젝트를 운영해왔다. 비즈니스 오브젝트 인수를 주도한 인물도 바로 슈바르츠 이사였다. 그런만큼, 그는 아포테커 CEO를 이를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SAP는 아포테커 CEO 후임으로 빌 맥더모트 현장조직 책임자와 임 하게만 스나베 제품개발책임자를 공동 CEO로 선임했다. 두 사람 모두 슈바르츠 이사보다 나이가 젋다.

포브스 인터넷판은 12일(현지시간) 슈바르츠가 사임을 결정한 건 그가 회사에 남아있을 이유가 거의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하소 플래트너 SAP 회장 겸 공동창립자는 존 슈바르츠가 사임한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앞으로 플래트너 SAP 회장이 일선 경영에 개입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포브스는 지난주 초 SAP는 비셜 시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했는데 그는 플래트너 회장과 강한 연줄이 있다고 알려져 주목된다면서 이점은 감독 이사회 의장을 맡은 플래트너에게 이사진들을 더 휘어잡을 수 있는 지배력을 줄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영이사회와 감독이사회로 구성되는 이중이사회 제도는 독일기업 특징이다. 경영이사회는 경영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감독이사회는 주주와 채권자들로 구성돼 경영진 선임, 해임, 감독, 자문 등을 맡는다.

토머스 오터 가트너리서치 이사는 이중이사회 모델은 회장보다 강력한 CEO가 등장할 수 없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플래터 회장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란 얘기였다.

포브스는 또 SAP 임원진중 추가로 사퇴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포브스는 지난주초 재임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레오 아포테커 전 SAP CEO 사임이 발표되고 공동 CEO 두명이 임명됐다며 SAP 사임 회전문은 계속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지디넷 블로거 데니스 하울릿은 당시 SAP 신임 CEO 인선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새 경영자 선임은 놀랍지 않지만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AP가 업계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인 외부 경영자를 영입하기보다는 다시 내부 인선을 통해 공동CEO를 뽑은게 뜻밖이라는 얘기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새 공동 CEO가 어느정도 능력을 발휘하는지에 따라 향후 SAP 행보가 크게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포레스터리서치 애널리스트 폴 해머만은 이 시점에 SAP에 필요한 것은 카리스마적이고 통찰력있는 리더십이라며 맥더모트는 분명히 카리스마를 발현하고 스나베는 혁신에 대한 전망을 보일 것이다고 기대했다.

미 분석업체 알티미터 그룹 애널리스트 레이 웡은 아포테커 CEO가 물러나게된 이유를 SAP에서 아포테커는 있을 때와 장소를 잘못 잡은 것이라며 전임자 해닝 카거만이 있을때 아포테커는 세일즈부문에서 잘나가는 위치에 있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해닝 카거만 CEO는 지난 1998년부터 플래트너 회장과 공동 CEO로 일했다. 그는 10년이 넘는 재임기간 전반기에는 플래트너와 공동으로 있었지만 이후 지난 2009년 아포테커로 교체되기 전까지 단독 CEO로 재임했다.

외신들은 카거만이 긴 재임기간을 가진데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전했다. 샤이 아가시 SAP 연구개발사업부 총괄은 지난 2007년 퇴사할 때까지 차기 SAP 수장 후보로 언급되곤 했다. 포브스는 보고에 따르면 아가시는 전임자 인선 교체가 더딘것에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