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IPTV의 성공 조건은?

일반입력 :2010/02/12 09:43    수정: 2010/02/12 10:24

KT가 콘텐츠제작자와 시청자 간 콘텐츠 거래를 중개하는 오픈IPTV 을 이르면 다음달 중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공할지는 미지수. 개방을 하더라도 양질의 콘텐츠를 단기간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픈IPTV는 애플 앱스토어와 비슷한 개념으로 플랫폼 사업자인 통신사는 채널 및 네트워크 사용료를 받고 콘텐츠 사업자가 자유롭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게 골자. 콘텐츠 사업자는 채널을 운영하고 나름대로의 방송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IPTV를 개방하면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두가지다. 콘텐츠 사업자에게 사용료를 받고 콘텐츠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

개방형 IPTV 서비스인 홈채널을 운영중인 LG텔레콤 관계자는 “홈채널을 통한 금전적인 수익은 많지 않다”며 “그러나 누구나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콘텐츠를 대량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LG텔레콤 마이LGtv 홈채널은 콘텐츠 사업자가 전용 채널번호를 받아서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8개 콘텐츠 사업자를 포함해 총 14개 기업 및 단체가 홈채널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유해 콘텐츠만 아니라면 누구나 채널을 받을 수 있고 콘텐츠 판매로 얻는 수익은 모두 CP가 가져간다. LG텔레콤은 채널 사용료만 받는다. 

그런만큼, 관련 업계는 KT가 IPTV를 개방한다는 소식에 일단 환영하는 모습. 그러나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개방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콘텐츠 제공 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고품질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얼마되지 않는다”며 “인터넷상에서 유통되는 저화질 콘텐츠가 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품질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투자가 요구된다. 이런 비용부담을 감당할 만한 사업자는 현재로선 지상파 방송사, 대기업 계열 PP, 인터넷포털 정도다. 스마트폰 앱스토어처럼 양질의 콘텐츠가 대량 확보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수준 이하 콘텐츠만 난무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저작권 문제도 넘어야할 장벽이다. 해외 콘텐츠 배급을 위해서는 상당한 저작권 비용이 들어간다. 해외 유명 콘텐츠 가격은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소수 배급사만이 이를 감당할 수 있다.

콘텐츠 품질 확보를 위해 플랫폼 사업자가 감독을 강화하면 개방성 취지가 흐려지는 딜레마도 생긴다. 진입장벽이 높아지면 CP 부담이 커져 시장진입을 주저할 수도 있기 때문. 콘텐츠 검증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IPTV를 개방에서 콘텐츠 품질 측면을 간과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며 “서둘러 개방하기보다는 면밀한 검토작업을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방과 검증이라는 두 측면을 모두 보장할 수 있는 체계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 오픈IPTV는 아직 제작자와의 수익 배분이나 구체적인 일정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픈마켓 성격상 LG텔레콤과 비슷할 모델이 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최대한 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업모델을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달 19일 경영전략을 발표하면서 KT의 IPTV 서비스에 애플의 앱스토어식 모델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IPTV에 개방형 사업모델을 도입해 IPTV만의 특화 콘텐츠 및 차별화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것. KT는 이를 통해 올해 200만명 이상의 고객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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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애플의 방식으로 IPTV에 콘텐츠를 싣고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며 ”IPTV에도 개방형 시스템을 도입해, 콘텐츠제공사업자들과 수익을 공유하고 IPTV 매출도 증가시킬 수 있어 차세대 주요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도 IPTV 개방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폐쇄형인 CUG서비스에 중점투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