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공룡 구글 초고속 통신망 구축 왜?

연내 5만~50만 가구 기가비트급 서비스

일반입력 :2010/02/11 07:59    수정: 2010/02/11 18:46

이재구 기자

구글이 광대역통신망 구축 및 서비스에까지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

구글이 막대한 비용을 무릅쓰고 초고속통신망 구축사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초고속 인터넷접속에 의존하는 구글의 미래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위해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씨넷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구글이 연내 초당 기가비트(Gbps)급 전송속도의 인터넷접속 망을 제공하고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초고속통신망을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사업자(ISP)들은 구글이 '양의 탈을 쓴 늑대'라며 망 구축의 속내가 케이블 사업등에 참여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고 있다고 씨넷은 전했다.

■ 초고속인터넷 애플리케이션서 미래사업 봤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연내 5만~50만명에게 광섬유 광대역통신망을 통한 인터넷접속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FT는 지난 10일 올라온 구글직원의 블로그를 인용, 구글이 고화질영화를 5분 이내에 다운로드하거나 라이브로 3D비디오를 서비스하는 등 초고속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을 자사의 통신망에서 시험해 보고싶다는 구체적인 테스트 내용까지 전했다.

이는 구글이 왜 주력인 검색엔진사업 외에 왜 독자적인 완전한 통신망을 구축하려는지에 대한 설득력있는 해석으로 이어지면서 IT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구글의 계획은 다음달 완성될 예정인데 광대역인터넷 사용을 위한 추가 무선망 주파수 요청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미미 잉거솔 구글 제품매니저는 10일 자신의 블로거를 통해 “구글은 울트라광대역망을 만들고 시험해 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글이 “FTTH(Fiber To The Home)방식을 채택, 지금까지 보다 100배이상 빠른 초당 1기가비트의 속도로 접속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미는 구글의 목표가 새로운 방식으로 모든 이에게 인터넷 접속을 더빨리 더 좋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이번 시험을 통해 광섬유통신망 구축의 새로운 방식과 함께 다양한 활용방안도 모색하게 된다.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구글은 양두구육(羊頭狗肉)?

구글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양의 탈을 쓴 늑대인가?

씨넷은 광대역통신망을 이용하는 많은 ISP들은 구글의 초고속 정보통신망구축 소식에 대해 이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새로운 초고속광통신망을 테스트베드로만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광대역 ISP들은 구글이 자신들의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그 속내를 의심하고 있다.

왜냐면 구글의 투자는 이 회사가 광대역통신망을 대체할 그 어떤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는 구글이 미전역에 4G네트워크를 구축중인 클리어와이어에 투자한 데서 살펴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유선과 무선광대역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AT&T, 버라이즌과 직접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은 구글과 함께 클리어와이어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 파트너 관계도 만일 구글이 fTTH와함께 컴캐스트나 타임워너의 영역인 케이블사업 참여와 함께 4G무선서비스 판매나 재판매를 하기로 결정한다면 언제든지 경쟁상태로 돌변할 수 있다.

■FCC와도 입을 맞춘 듯한 절묘한 타이밍

구글의 초고속통신망 구축 발표는 제나코스키 미연방통신위(FCC)의장의 초고속망 구축 구상을 지원하는 듯한 형식을 빌어 이뤄지는 등 절묘한 타이밍까지 보여주고 있다.

구글은 또한 자사의 고속통신망이 열려있으며 사용자들에게 그들의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제나코스키FCC의장은 지난 10일 구글의 이런 사업 언급에 대해 “이 중요한 시도는 미국인들에게 기술혁신적인 고속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기기,서비스를 위한 시험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구글은 완전한 규모의 통신서비스사업자가 되기전에 그만뒀지만 이전에도 인터넷접속사업에 찝적거린 적이 있다.

구글은 이미 샌프란시스코 남쪽 마운틴뷰에서 와이파이망을 구축하고 시전쳑을 대상으로 이 단거리통신기술을 시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전술적으로 미국 무선통신 경매에 참여해 미국 이동통신업체들로 하여금 구글같은 회사의 인터넷서비스에 대한 잠재적인 규제장벽을 낮추려는 시도를 한 바 있다.

구글은 “고속애플리케이션을 시험하기 위해 망을 사용할 것”이며 “시험을 통해 얻어진 경험을 어떤 통신망운영자와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슈미트 CEO, 초고속망 구축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

구글은 또한 초고속통신망에 구축한 자신들의 미래사업을 구상하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한 일자리 창출이란 대의 명분은 물론, 미국민들이 보다 나은 인터넷통신망 접속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여론 도출을 통한 명분 쌓기에도 나선 것처럼 보인다.

블로그가 나오기에 앞서 에릭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책임자(CEO)는 8일자 워싱턴포스트 오피니언 면에 미국민들의 더 나은 인터넷통신망 접속을 촉구하면서 이것은 국가경쟁력 문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슈미트는 이 글에서 고속인터넷은 나날이 인기를 얻어가고 있으며 광대역통신망은 새로운 일자리와 사업전개에 있어 중요한 동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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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이 망이 구축되면 세계 15번째 초고속망이 되는 것이며 정부의 추가지원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연방통신위(FCC) 태스크포스는 미국 전역의 통신망을 광대역통신망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3천500억달러가 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