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뇌 움직이고 있었다

몸만 식물····뇌 살아있는 환자 많다.

일반입력 :2010/02/05 11:53    수정: 2010/02/05 15:35

이재구 기자

식물인간 진단을 받은 환자들 모두가 식물인간은 아니었다.

유럽의 의사들이 '식물환자로 진단받은 환자들 모두가 무의식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지어 눈동자조차 깜빡이지 못하는, 누가 봐도 식물상태인 환자 가운데서도 뇌를 통해 의사의 질문에 '예' '아니오'를 분명하게 대답한 것이 확인됐다.

씨넷 등 외신은 영국과 벨기에의 의사들이 지난 2006년부터 이른 바 ‘식물인간’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그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심지어 눈꺼풀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는데, 이들 환자가 생각한 대로 신체를 움직이지 못하는 것일 뿐 뇌는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세계적 권위의 의학잡지인 미국의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드신에 발표됐다.

유럽의 의사들은 지난 2006년 식물인간이 된 젊은 벨기에 여성의 MRI를 찍어서 연구한 것을 시작으로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세상에 공개했다.

의사들은 환자에게 '테니스하는 것'과 '그녀 자신의 집으로 가는 것'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놀랍게도 그녀의 뇌는 보통 뇌가 기능하는 것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신경과학자들은 환자의 가족들이 변이 반응일지도 모르는 이 뉴스를 듣고 환자가족들이 이에대해 연구해 줄 것을 요청하자 놀라서 행동에 들어갔다.

이 연구에 참여한 신경과학자 중 한 사람인 애드리안 오웬 캠브리지대 교수와 그의 벨기에 리지대 동료는 5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그들의 초기 연구결과를 3일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드신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 대상 환자들 가운데 23명은 식물상태에 빠져 있었고 31명은 거의 의식이 없는 환자였다.

대다수 환자들이 MRI스캔을 통해 뇌의 활동을 보이지 않았던 반면, 식물인간으로 여겨졌던 환자 가운데 4명이 반응을 보였고 1명은 최소한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건강한 사람의 MRI를 보면 주제를 제어하며 뇌의 외상을 입은 5명의 환자는 공간이미지작업으로 비교했을 때 자동차이미지와 관련된 활성화 반응을 보였다.(사진의 노랑색,붉은색 부분)

또 자동차이미지작업과 비교했을 때 공간이미지 활성화반응을 보였다. (사진의 파란색,녹색부분) 연구대상이었던 29살된 벨기에인 (식물인간)환자는 '아버지가 있는지', '자매가 있는지' 등 자신의 삶에 대한 모든 개인적인 질문에 올바르게 대답했다.

일부 환자들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예스’면 테니스를 생각하고, ‘노’면 집으로 돌아가는 생각을 하라는 어려운 문제를 받고서도 모든 질문을 올바르게 답했다.

오웬은 “그들은 자신의 신체와는 교신을 할 수 없었지만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그들의 뇌활동을 변화시키면서 예스나 노를 가리키는 것에 대해 100% 정확성을 가지고 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오웬교수는 “이들은 심지어 눈을 깜빡이거나 눈꺼풀을 움직이지도 못하는 등 자신의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환자였지만 완전히 의식이 있음을 보여 주었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식물인간으로 추정되는 약 2만명의 환자가 있다. 이는 비록 의사가 99% 올바른 진단을 했다 해도(오웬의 연구결과 식물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 비율은 83%였다) 미국내에서 ‘식물인간으로 분류된’ 약 200명의 환자는 의식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오웬과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결과의 결론을 내리기 전에 더많은 사례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어 “이번 연구결과가 심각한 산소결핍증에 의해 뇌손상을 입은 경우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는 이번 연구에 이어 인간 의식에 대한 미스터리를 설명해 줄 추가 연구도 준비되고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식물인간 환자가 그들의 생명연장장치를 끊어버리는 싶어하는 것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정도로 의식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확신을 갖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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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핀 웨일코널메디컬칼리지 의료윤리과장은 “만일 환자가 죽기를원한다면 그들은 스스로를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다.

그는 그들이 ‘예스’라고 말하더라도 ‘아마도’ 또는 ‘말하자면 예스’라는 뉘앙스로 말했을 때 우리가 이를 알지 못할 수 있다“며 ”이는 매우 조심스레 다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