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로봇의 운명은?

모래구덩이에서 빠져 나올수 있기만을

일반입력 :2010/01/18 15:47    수정: 2010/03/21 12:22

이재구 기자

죽지않는 미항공우주국(NASA, 나사)의 화성탐사로봇 스피릿이 곧 종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스피릿은 6년 전 1월달에 동료탐사로봇 오퍼튜니티와 함께 붉은 행성인 화성에서 탐사활동을 해 왔다.(정확한 화성 도착날짜는 스피릿이 1월 3일, 오퍼튜니티는 그해 1월 24일이다.)

이들 로봇이 화성 표면의 사진과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는 기간은 90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이 두 연구로봇은 모든 예상을 날려버리고 매년 탐사를계속해 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스피릿의 내년 기념일은 결국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로봇은 9개월 전 한쪽 바퀴가 딱딱한 흙의 딱딱한 지각을 뚫고 부드러운 모래구덩이에 빠진 이래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물론 스피릿이 문제에 봉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는 오른쪽 앞 바퀴가 작동을 멈췄고 한달 전에는 오른쪽 뒷바퀴가 부서졌다.

과학자들은 스피릿을 어떻게든 모래구덩이에서 빼내려고 노력했지만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바퀴를 앞뒤로 움직여보고 돌려보았지만 약간의 진전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다음으로 나사가 취한 조치는 스피릿이 뒤로 물러나거나 또는 로봇 팔을 통해 바퀴안에 있는 땅을 파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또한 가능성이 매우 낮다. 지난 주 나사는 모든 시도가 끝났다고 말했다. 이 로봇이 태양광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 때문에 모든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이것은 스피릿에 장착된 솔라패널이 작동돼야 전력사용과 함께 화성의 추운 겨울 날씨를 견딜 따뜻한 열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릿이 갇혀 있는 화성 남반구는 현재 가을이고 그래서 매일매일 햇빛이 귀해져 가고 있다. 로봇은 또한 불행히도 아직까지 태양광을 수집하기 좋은 장소와도 거리가 먼 쪽에 위치하고 있다. 각도로 보면 남쪽으로 약 5도 정도 기울어져 있지만 태양은 북쪽에 있다.

하지만 비록 스피릿이 모래감옥에서 나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현재로서는 모든 것을 다 잃은 것은 아니다.

스피릿 탐사팀의 부책임자인 레이 아비드슨 워싱턴대 교수는 만일 과학자들이 스피릿의 기울어진 각도를 조금만 조정할 수 있다면 현재 위치에서도 탐사를 계속할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비드슨은 “우리는 화성의 내부를 연구하고 기상을 모니터링하고 스피릿 바퀴에 의해 밝혀지는 재미있는 땅속의 것들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탐사팀이 각도를 조정해 스피릿을 모래구덩이에서 빼내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사는 이 로봇이 적어도 5월 께엔 동력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스피릿의 자매인 탐사로봇 오퍼튜니티는 계속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고 있다.

오퍼튜니티는 현재 화성의 빅토리아 크레이터와 엔데버 크레이터 사이에서 탐사를 지속하기 위해 7마일을 돌아다니고 있다.

■스피릿의 운명 ‘카운트 다운’

지난 2004년 1월 3일 화성에 착륙한 이래 90일간 탐사활동을 할것으로 예상됐던 스피릿 탐사로봇은 나사에 전례없는 화성의 지질과 대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제 스피릿의 운명도 카운트에 들어갔다고 말하고 있다.

■바퀴자국 속에 묻히다

비록 여전히 작동을 하고는 있지만 스피릿은 깊은 바퀴자국 속에 걸려있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스피릿은 지난 9개월 동안 ‘플레이트’로 알려진 화성의 서쪽 크레이터에 발이 묶여있다.

지난 13일 나사과학자들은 스피릿의 바퀴를 빼내는 모든 노력이 끝났다고 말했다.

■ 현미경카메라로 찍은 주변

지난 해 6월 2일 찍힌 이 사진에서 우리는 한쪽 바퀴가 미세한 모래속에 빠져있는 스피릿이 어떻게 불멸인지 볼 수 있다. 흙 샘플 채취 팔에 장착돼 있는 현미경 카메라를 이용해 스피릿은 현재 모래구덩이 탈출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 파노라마 이미지를 지구로 보내왔다.

로버프로젝트의 팀장인 코넬대의 스티브 스퀼러는 “현재의 최대 임무는 가능하다면 작동 상태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5월에는 작동 끝?만일 과학자들이 조만간 스피릿을 모래구덩이에서 빼내지 못한다면 스피릿의 각도를 조정하는 대신 포기하게 될 것이다.

더 많은 태양광을 수집하는 것은 태양광을 동력으로 쓰는 이 로봇에게 모래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더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주게 된다. 이는 적어도 로봇에 장착된 기기가 현 위치에서의 더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스피릿의 편이 아닌 것 같다.

이 탐사로봇은 화성의 남쪽반구에 발이 묶여 있는데 현재 가을이며 태양관의 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만일 각도를 조정하지 못하거나 바람이 솔라패널 위에 쌓인 먼지를 날려 보내지 못한다면 1월 안에는 끝내야 하는 스피릿의 더많은 탈출시도를 위한 동력조차 고갈시켜 버리게 될 것이다.

5월이 되면 스피릿에는 더 이상 작동을 지탱할 만한 충분한 동력이 남아있지 않게 될 것이다.

여기서 스피릿은 자신이 만든 바퀴자국을 보기 위해 카메라를 뒤로 돌린다.

■크레이터의 테두리에서 스피릿 로봇이 지난 4월 모래에 갇힌 지점에서 지나온 길에서부터 북쪽으로 바라본 모습. 로봇은 보이지 않는 크레이터의 테두리에 버티고 서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쪽 왼쪽 바퀴가 거의 모래흙속에 파묻혀 있다는 점에 유의하라

■ 지구에 만든 시뮬레이션 사이트

과학자들이 모의실험을 위해 스피릿이 빠진 화성의 것과 똑같은 '트로이'로 불리는 모래구덩이를 실험실에 만들어 놓고 스피릿을 빠져 나오게 할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러브 알 칼리

스피릿이 빠진 이 모래 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슷하게 생긴 황량한 사막의 이름을 따서 ‘러브 알 칼리(Rub Al Khali)’로 불린다.

화성의 바위를 뚫다

‘클로비스’로 불리는 화성의 바위에 뚫린 0.9cm 깊이의 구멍. 스피릿의 작업성과인 이 구멍은 화성의 바위 가운데 가장 깊이 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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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이 파헤쳐 본 화성의 표면

지난 2006년 오른쪽 앞바퀴를 잃은 이래 스피릿은 뒤로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화성에 도착한 지 1천861일 간 22.7m나 뒤로 움직였을 때 우리는 스피릿이 헤쳐놓은 밝은 색깔의 흙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