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빅3'의 조직개편 관전포인트

일반입력 :2009/12/20 16:28    수정: 2009/12/20 16:36

황치규 기자

'SK는 쇄신, LG는 수장교체, 삼성은 일단 정중동.' 삼성SDS, LG CNS, SK C&C로 대표되는 이른바 국내 IT서비스 업게 '빅3'의 연말 승진 인사 키워드는 대충 이렇게 요약된다.

올 하반기 상장사로 변신한 SK C&C는 글로벌 시장 공략과 신규 사업 추진 의지를 듬뿍 담은 조직 개편과 승진 인사를 단행했고 상대적으로 올해 실적이 저조했던 LG CNS는 신재철 대표 후임으로 김대훈 대표를 내정하는 깜짝카드를 뽑아들었다. 삼성네트웍스와의 통합을 앞둔 삼성SDS는 이번 인사에선 변화보다는 기존틀 유지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SK C&C는 이번 인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신규 사업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신성장사업 담당 조직을 출범시켰고 선봉은 김신배 대표이사 겸 부회장이 직접 맡았다. 이는 SK그룹 차원에서 내년에 중국 시장 확대를 선언한만큼, 이와 관련한 행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SK는 신성장 사업 산하에는 글로벌 사업과 중국 사업을 관할하는 G&G(Growth & Globalization)부문을 두어 각 분야별 글로벌 시장 진출과 중국 사업 성과 극대화를 꾀할 예정이다. 정부 차원에서 녹색성장을 외치는 것과 맞물려 신규 사업 개발 차원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SK C&C는 지난달 13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업체 레드햇과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협력을 맺고 오픈소스 기술에 기반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클라우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모습. SK C&C 관계자는 "계열사보다는 외부 고객을 상대로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검토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상반기께 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K C&C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공공과 금융, 인더스트리 등 전 영역에 대한 고객 접점도 통합했다. SK계열사를 넘어 대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SK C&C는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대비 480억원 늘어난 8천7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679억원에서 50% 넘게 증가한 1천31억원을 거둬들였다.

LG CNS 연말 인사의 키워드는 대표이사 교체다. LG CNS는 한국IBM 대표를 역임한 신재철 대표 후임에 LG전자와 그룹 회장실 근무 경력있는 김대훈 서브원 G-엔지니어링 사업 본부장을 내정했다. 김대훈 대표는 LG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표 이사 교체는 LG CNS가 올해 3분기까지 다른 업체에 비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LG CNS는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한 1조1천711억원, 영업이익도 38% 감소한 584억원에 그쳤다. 빅3중 가장 두드러지는 하락세다. 이에 대해 LG CNS는 "그룹내 매출 비중이 약 30% 수준에 불과해 경쟁사와 비교해 경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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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승진폭이 예전에 비해 축소됐다. 지난 1월 인사에서 부사장 1명을 포함해 9명이 승진한데 반해 내년 인사에서는 전무 승진 1명, 상무 승진 2명 등 총 3명으로 승진폭이 축소됐다. 대외 영업일선을 책임지는 사업부에서는 승진인사가 나오지 않았다.

삼성SDS는 내년 삼성네트웍스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이에 이번 소폭 인사는 합병을 감안한 조치란 관측도 있다. 삼성SDS는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1조7천35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7.2% 늘어난 2천35억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