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직장으로는 분야를 막론하고 단연 삼성전자가 1순위에 꼽힌다. 물론 IT분야에서는 확고한 1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떤 회사와 어떤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최고의 직장, 최고의 CEO에 꼽혔을까?
올해 미국 직장인들이 선택한 내년에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으로 꼽은 곳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이었고 IT업계의 최고 직장은 주니퍼네트웍스였다. IT업계 최고의 CEO는 아이폰으로 전세계 IT산업을 쥐락펴락 하고 있는 최고의 못말리는 인기스타 스티브 잡스 애플 CEO였다.
올해 세계 IT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산제이 자 모토로라 CEO는 명단에 없었다.
하지만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연봉킹인 폴 제이콥스가 이끄는 퀄컴은 일하기 좋은 직장 톱 50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는 기쁨을 맛보았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최고직장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 실마리는 2010년 미국에서 제일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에 오른 사우스웨스트항공 직원의 답변에 있을 것 같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설문에서 자사가 최고인 이유에 대해 “직원이 고객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고객을 최고로 대하는 동시에 직원들도 최고로 대하는 CEO의 모습이 저절로 읽힌다.
미 취업전문사이트인 글래스도어닷컴(glasscoor.com)이 17일(현지시간) 발표한 ‘2010 최고의 직장 톱50‘보고서의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미국 기업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년도에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 ▲최고의 CEO ▲최고의 CEO선정 이유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자세히 밝히고 있다.
'최고의 직장'의 정의가 언뜻 떠오르는 '연봉많고 복지 좋은 회사'라는 기준이 아니란 점에서 이 조사결과는 주목을 받을 만 하다. 예를 들면 이 조사결과는 CEO에 대한 직원들의 지지도도 함께 조사하고 있을 정도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최고의 직장으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지난해 톱인 제너럴밀스를 제치고 최고 직장에 올랐고 IT기업으로는 네트워크장비 솔루션업체인 주니퍼네트웍스가 10위로 톱10에 턱걸이 하면서 간신히 체면을 세웠다.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이어 제너럴밀스, 샐먼컨설팅,베인앤컴퍼니, 맥킨지앤컴퍼니가 올해 선정된 최고의 직장 톱 5였다. 이가운데 제너럴밀스와 베인앤컴퍼니는 지난해에도 톱5에 명단을 올린 기업이었다.
■IT분야 최고의 직장은 주니퍼 IT분야를 보면 내년도에 일하기 제일 좋은 미국 최고의 IT분야 직장은 통신솔루션 업체인 주니퍼네트웍스가 산업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미국 최고의 직장톱 50순위에서는 10위(5점 만점에 3.9점)를 차지했다.
구글은 14위(3.9점)를 차지했고, 넷앱(3.9점)이 그뒤를 이었다. 그러나 구글은 지난해 7위에서, 넷앱은 지난해 10위에서 각각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리스트에 오른 유명 IT기업 가운데에서 애플은 22위(3.8점)로 지난 해보다 3계단 하락했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커리어빌더는 지난해보다 8계단 내려앉은 26위(3.7점)를 기록했다.
좋은 직장 톱50에 새로이 등장한 유명 IT기업으로는 인텔이 있다. 인텔은 지난 해에 일하기 좋은 직장 베스트 50에 명함도 내밀지 못했지만 올해는 41위(3.6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0 최고의 기업 톱50에서 가장 많이 순위가 밀려난 기업은 29위(3.7점)를 차지한 어도비다. 이 회사는 지난 4위로 최고의 직장 베스트 5에 올랐었으나 이번 평가에서는 무려 25계단이나 추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2010 최악의 기업25'에 포함된 IT기업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기업 가운데에는 어도비보다 훨씬 끔찍한 경우도 있다. 바로 HP다.
1939년 1월1일 설립돼 실리콘밸리의 창립기업이자 루실 패커드재단의 자선사업으로도 널리 그 선행을 인정받고 있는 HP가 이번 조사에서 ‘최악의 기업 25’에 오르는 수모를 당했다.
더욱이 휴렛과 패커드가 함께 만든 HP는 한때 가족같은 기업으로서 최고의 인기직장이었다는 점을 아는 이들에게는 더욱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
하지만 조사결과는 글래스닷컴이 이메일로 HP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내용을 취합한 아주 냉정한 데이터다.
물론 최악의 기업25에 등재된 최악의 IT기업으로는 포춘 500에서도 거론된 레벨3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유서깊은 업체로서 이제는 전자제품 유통업체로 변신한 라디오섁, 자일링스 등도 있지만 HP의 명성과 위세에는 비교가 안되는 기업들이다.
세계 1위의 컴퓨터제조업체인 HP가 한물간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최악의 기업 25에 오르리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을 것 같다.
■IT분야 최고의 CEO, 최악의 CEO
글래스도어는 해당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그들의 CEO에 대한 평가도 내리도록 했다.
조사 결과 올해의 최고 IT CEO’의 영예는 전체직원 91%의 지지를 얻어낸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게 돌아갔다.
구글의 에릭슈미트 CEO도 87%라는 높은 지지율을 이끌어냈다.
어도비의 샨타누 나라엔 CEO는 일하기 좋은 직장 순위가 떨어진 것을 반영하듯 톱 50기업들 가운데에선 낮은 점수로 평가받는 60%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하지만 여기서도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IT기업 클럽에 속한 HP는 더욱 끔찍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마크 허드 HP CEO의 직원지지도는 놀랍게도 22%에 불과했다.
■재미있는 조사결과들
◇2%에 달하는 회사는 2년연속 글래스도어의 톱50에 올랐다. 제너럴 밀스, 구글, 골드만삭스,애플, 호울푸드앤매리어트 등이다. 톱 50에서 밀려난 기업으로는 넷플릭스, 나이키, 지넨테크 등이었다.
톱 50기업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업이 올해의 나쁜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직장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톱 50기업 가운데 12%의 기업만이 5점 만점의 평점 가운데 4.1이상을 받아 ‘매우 만족할 만 수준의 직장.으로 평가받았다. 톱 50에 속하는 나머지 기업들도 3.5점 이상의 평점으로 ’일하는데 만족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원들이 선정한 ‘2010 최고의 CEO’분석결과 직원들로부터 90%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CEO는 지난해 14%에서 올해 6%로 줄어들었다. 올해 90%이상의 직원지지를 받은 CEO로는 제너럴 밀스의 켄 파웰(97%),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게리 켈리(94%), 애플의 스티브 잡스(91%)등이 꼽힌다.
◇일하기 좋은 기업들이 많은 지역은 본사가 집중된 주에 몰려있다는 특징도 나타났다.
즉, 일하기 좋은 직장 톱 50 가운데 20%는 캘리포니아에, 12%는 텍사스에, 10%는 매사추세츠에 집중되어 있었다.
◇내년에 일하기 좋은 직장을 대표하는 기업을 분야 별로 보면 ▲비즈니스서비스(20%) ▲컴퓨터HW 및 SW(16%) ▲재무서비스(8%) ▲보험(6%)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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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는 기업들의 본사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지명도에서 가장 대표적인 도시로 꼽혔다. 여기에는 맥킨지(5위), 골드만삭스(16위), PwC(49위) 등의 회사가 있다.
글래스닷컴 보고서에 등장하는 일하기좋은 직장 톱50과 최고의 CEO 평가에는 엄격한 몇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기업은 평점 3.0 이상을 받아야 하며, 8가지 우수 직장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20문항의 조사결과에 대한 답변도 이뤄진다. 톱 CEO 50 선정 대상 CEO가 되려면 직원들로부터 50%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