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황제' 구글이 독자적인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휴대폰 시장은 물론 이동통신 서비스 업계까지 들썩거리는 모습이다. 구글은 내부 직원들이 안드로이드 기반 하드웨어를 테스트중이라고만 밝혔지만 외신들은 구글판 스마트폰의 등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내년초 2종의 터치스크린 기반 구글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나는 잠금장치 없이 구글 웹사이트에서 1월 5일부터 직접 판매되며 다른 하나는 T모바일을 통해 공급된다. 잠금장치가 없어지면 사용자들은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통사 입장에서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구글폰은 T모바일 USA를 통해 공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모바일 USA는 약정을 맺는 사용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가격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구글폰은 아이폰과 유사하지만 배터리 교환이 가능하고 스크린 크기도 아이폰보다는 조금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용자들이 메모리카드를 연결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구글은 장기적으로 스마트폰 판매자가 되고 이통사로부터 커미션을 받으려는 모양이다. 구글폰을 판매하려는 이통사들은 구글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 아이폰은 이동통신 서비스 업계에 매출 공유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켰다"면서 "구글폰도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비즈니스 방식을 바꾸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구글폰의 등장은 스마트폰 업계에도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전에는 없었던 대형 변수의 등장인 탓이다.
이런 가운데 베어드리서치의 윌 파워 애널리스트는 "구글폰은 애플, 리서치인모션(RIM), 노키아, HTC, 삼성전자, 팜 등 대부분의 기존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특히 "구글폰은 기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업체들에게 부정적일 것이다"고 평가했다. 파트너가 하루아침에 경쟁상대로 바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은 그동안 안드로이드 플랫폼 확산을 위해 다양한 휴대폰 업체와 협력해 10여개 안드로이드폰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3.5%까지 늘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느닷없이(?)이 스마트폰을 내놓겠다는 루머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납득할 수 없다", "위험한 도박"이란 평가들이 쏟아지는 이유다. 시장 조사 업체 IDC의 윌 스토페가 애널리스트는 "구글폰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확산을 위해 결성한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급진적인 시나리오까지 내놨다.
구글은 왜 하드웨어를 내놓으려 하는 것일까? 당사자가 입을 다물고 있으니 추측은 애널리스트들의 눈과 입을 빌릴 수 밖에 없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구글폰을 내놓으려 하는 까닭은 애플 아이폰 때문이란 관측이 많다.
안드로이드폰은 애플 아이폰과 비교해 중량감이 많이 떨어진다. 아이폰은 매출과 인지도에서 모두 안드로이드폰보다 한수위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일부 스마트폰은 구형SW를 탑재해 최신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데다 프로세싱 파워나 애플리케이션 속도에서도 아이폰에 밀리는 상황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확산을 꿈꾸는 구글 입장에선 아쉬운 장면일 수 있다.
파트너들에게만 의존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이 들 수도 있다. ABI리서치의 케빈 버든 애널리스트는 "구글폰은 모토로라나 다른 휴대폰 업체들이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로드맵을 강화하게 만드는 구글식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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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든 애널리스트의 발언대로라면 구글은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측면 지원만 하는 것을 넘어 직접 선봉에 나서려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폰보다 나은 제품을 직접 공개한 뒤 다른 업체들도 혁신에 나서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구글은 기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최대한 흔들지 않은 상황에서 구글폰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초반에 너무 흔들릴 경우 고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만 좋은일 시켜줄 수 있다.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도 "구글폰은 기존 안드로이드 파트너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면서 "구글은 파트너들의 영토를 침해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