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유례없는 승진인사…왜?

일반입력 :2009/12/16 12:03    수정: 2009/12/16 14:05

류준영 기자

삼성전자가 16일 전년대비 2배 규모인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경영진 쇄신에 이어 이뤄진 대규모 인사에 따라 삼성전자발 변화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0년 삼성전자 임원인사는 업계 및 미디어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177명 규모다. 유례없는 승진폭이다. 신규 임원 승진폭도 올해 61명에서 126명으로 늘었다. 외국인 임원 및 여성 임원들도 대거 포진됐다. 해외 현지법인 영업 책임자들을 본사 정규임원으로 선임된 것도 눈에 띈다. 글로벌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40주년 행사를 맞아 2020년 IT업계 압도적 1위, 세계 10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인사는 이를 위한 사전포석중 하나로 풀이된다.

이날 인사에서 디지털TV 및 블루레이 등 AV부문의 매출신장을 주도한 삼성전자 미국법인 팀 백스터(현지임원, SVP)가 전무 승진했고, 존 레비(현지임원 SVP)가 상무 승진했다. 프랑스 휴대폰 1위 달성을 견인한 필립 바틀레(현지임원, VP)는 본사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1호 임원이었던 데이빗스틸(David Steel) 전무(북미총괄 마케팅팀장)의 승진도 눈길을 끈다. 그는 1997년 사내 컨설팅 조직인 미래전략그룹 창립멤버이자 2002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 임원에 오른 상징적인 인물. 현재 북미총괄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며 북미 TV 및 휴대폰 1위 달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여성 임원들에게도 기회가 확대됐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다양성 확대' 전략을 전개한 결과, 내부 승진 여성 임원을 2명 배출했다.

2003년 맥킨지에서 영입, 여성적 감성을 가전제품에 접목하기 위해 생활가전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상품기획을 담당 정성미 상무와 소비자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의 마케팅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린 마케팅교육 전문가인 조은정 상무(글로벌마케팅연구소장)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승진규모 측면에선 삼성전자 경쟁력의 양대 축인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부문에서 가장 많은 승진자가 나왔다.

연구개발 신규 선임은 내년도 38명(올해 24명), 영업·마케팅 신규 선임은 28명(올해 19명)이다.

개발부문은 미래 혁신기술 개발자 중심의 승진인사가 돋보였으며, 대부분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해외영업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영업담당과 이를 지원하는 마케팅담당에 대한 승진 폭도 확대됐다.

해당 인물 중엔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 독자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를 개발한 미디어솔루션 센터 소프트웨어 개발담당 홍준성 상무를 들 수 있다.

게다가 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의 승진 규모도 확대됐다. 해외 영업거점 신규선임은 13명(올해 7명) 정도다.

여기엔 프랑스 판매법인장인 김석필 상무, 멕시코 생산법인장인 한명섭 상무, 북미총괄 엄영훈 상무가 각각 전무로 발탁됐다.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김석필 프랑스 판매법인장은 프랑스 휴대폰 시장에서의 압도적 1위 달성이랑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명섭 상무는 최고 수준의 TV공급기지를 구축하며 북미 TV시장 1위 달성에 기여했다. 엄영훈 전무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기획, 상품전략을 총괄해 온 최고의 마케팅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절박한 경영위기 상황을 조기에 극복하고 나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대한 보상으로 큰 폭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인사의 원칙은 철저한 ‘성과주의'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역량을 갖춘 차세대 경영자 후보들을 대거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경영자로써의 면모를 발휘하게끔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한 임직원들에 대해 과감한 발탁승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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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자는 TV 공급기지 구축으로 미주시장 CTV 1위를 달성한 삼성전자 한명섭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고, 고해상도 VGA급 아몰레드(AMOLED) 기술을 개발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김성철 상무를 전무 승진했다. 또 엣지타입의 LED광학계 개발로 LED TV구조혁신을 이끈 삼성전자 안윤수 부장을 상무 승진했다.

한편 오너 일가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부사장으로 진급한데 이어, 삼성가 둘째딸인 이서현 상무가 전무,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상무가 전무로 진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