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경(창조한국당) 의원이 1공영 1민영 미디어렙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의원은 “미디어렙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려면 방송사가 미디어렙을 지배하거나 소유해서는 안 된다”며 “미디어렙 경쟁도입으로 인한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 시장취약매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4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여야 합동 미디어렙 정책 토론회에서 “언론산업은 시장경쟁만으로는 공정경쟁이 힘들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이 밝힌 법안에 따르면 방송사의 미디어렙 지분을 10%로 제한하고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을 지원하기 위해 방송광고 연계판매를 의무화하게 된다. 방송사의 미디어렙 지분에 상한이 있어야 미디어렙이 방송사의 영향에서 벗어나 공정한 영업을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1인이 소유할 수 있는 지분도 30%로 제한했다. 광고대행사의 지분보유도 금지된다.
취약매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미디어렙이 방송광고위탁물 중 년 매출 기준 15%를 연계판매 하도록 의무화했다. 종교방송에는 위탁비율을 지정해 광고를 할당하도록 했다. 지상파방송 매출의 1%미만인 사업자 중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정하는 사업자에 대한 방송발전기금을 면제하거나 유예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 의원은 방송발전기금 용도에 취약매체 지원을 추가해 제작비지원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방송발전기금 징수율은 현행 6%에서 7%로 상향조정하게 된다.
이 의원의 법안은 취약매체 지원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담은 것 외에 각 쟁점에 대해서도 구체적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경쟁체제에 대해서는 현재 미디어렙시장 규모가 6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과 28년간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 체제가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해 지금 당장은 ‘1공영 1민영’ 체제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취약매체에 대해 무조건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으라고 하는 것은 기초생활수급권자에 대한 지원을 부인하는 것과 크게 다를 것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송사 측은 반대의견을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인주 SBS 광고본부 차장은 "방송사 지분규제 등 강한 규제가 가해지면 미디어렙의 경영안정성이 우려된다"며 "미디어렙은 단순히 미디어를 대신해서 광고 판매해주는 브로커 역할로 방송사 영업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각사에 하나씩 설립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광고업계도 이 의원의 제안에 이의를 제기했다. 김이환 한국광고주협회 부회장은 연계판매 의무화와 취약매체 광고할당제가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1공영 1민영체제가 취약매체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며 “헌법에 따라 기업은 창의적으로 영업할 권한이 있고, 모든 것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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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의원은 토론회를 최종 정리하면서 “국회에서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를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며 “미디어렙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광고산업의 성장도 도모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