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은 도구일뿐, 예술적 가치는 사람몫"

일반입력 :2009/11/03 17:00    수정: 2009/11/03 19:56

이설영 기자

뛰어난 아이디어는 컴퓨터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예술작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사람들의 손이지요.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어도비 포토샵 수석전문가인 러셀 브라운이 '기술 전문가'로서 '예술의 가치'에 대해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러셀 브라운은 24년간 어도비에서 근무하며, 포토샵 개발을 이끌고 있다.

3일 열린 '포토샵월드 코리아2009' 행사 참석차 국내에 온 러셀 브라운은 이 자리에서 포토샵의 다양한 도구를 최대한 활용해 창의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들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러셀 브라운 수석전문가는 포토샵 최공개 기술 및 미공개 신기술 등을 대거 발표해 호응을 얻었다.

특히 별도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러셀 브라운 수석전문가는 포토샵과 같은 툴은 부수적으로 이용될 뿐 예술작품 본래의 가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제 경우엔 공원을 산책할 때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른다며 포토샵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지, 해결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디자인 업계에서 포토샵과 같은 툴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가운데, 자칫 이러한 기술이 본질적인 예술 혼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 그러나 자타가 공인하는 포토샵 전문가인 러셀 브라운 스스로 이러한 자세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힌 셈이다.

그는 이어 훌륭한 서예작품을 포토샵으로 모사할 수 있겠지만 실제 먹을 사용하는 것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한다며 모사는 가능하겠지만 예술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사람들의 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포토샵월드는 디자인 전문가들의 필수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는 '어도비 포토샵'에 대해 전문적이고 심도있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컨퍼런스다. 미국에서는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7년 이후 두번째이다.

■포토샵, 시작은 개인의 손 끝에서

포토샵은 1987년 미국 미시건의 토마스 놀, 존 놀 형제에 의해 개발됐다.

형제는 고등학교 때부터 컴퓨터 코딩 및 사진 암실 작업에 심취했다. 토마스는 대학 박사과정 논문 준비 과정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흑백 이미지 처리가 안된다는 사실에 실망,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프로그램을 짰다.

토마스는 당시 루카스필름에 근무하고 있던 존 놀이 휴가 차 집에 방문했을 때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보여줬다. 존은 이것에 놀라고 매료돼 더욱 발전시켜 제품화하자고 제안했다.

놀 형제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을 '디스플레이(Display)'라 지었다. 우여곡절 끝에 스캐너 전문회사인 '바니스캔'고 손을 잡고 스캐너 번들 제품으로 '포토샵'이란 제품을 200개 복사해 출시한 것이 첫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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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88년 9월 이 기술에 매련된 어도비가 놀 형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10개월 간의 제품 개발 기간을 거쳐 1990년 2월 '포토샵1.0'이 출시됐다.

토마스 놀은 이후에도 어도비에서 포토샵 기술개발자로 오래 활동했고, 최근에는 어도비 카메라로(Raw) 플러그인을 개발, 어도비 포럼에도 가끔 글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놀은 다시 루카스필름으로 돌아가 영화 '미션 임파서블' '스타트랙' '스타워즈' 등의 시각효과 수퍼바이저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