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김명호 상무는 “우리에겐 (경쟁사)모든 움직임이 위협적”이라고 했다. 추락한 모토로라의 재기가능성을 묻는 모 증권사 연구원 질문에 대한 답변 말미에 푸념하듯 터진 말이다.
왜일까?
모토로라는 최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모델명: 클릭)을 내놨다.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이 모토로라 부활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등 이를 통한 재기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다.
하지만 LG전자는 2년간 스마트폰 사업에 꾸준히 투자를 해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마케팅과 연구개발(R&D) 비용 증가가 4분기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지적된 상황에서 결과물 없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스마트폰 사업에 투자자들의 우려감이 클 수 밖에 없다.
21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김명호 상무는 “애플, 림, 노키아 등이 스마트폰 시장의 세력권을 확장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다”라며 “2년간 새 제품개발에 매달렸지만 아직 이렇다 할 제품을 못 내놨다”고 고백하듯 말했다.
이어 김명호 상무는 “애플 앱스토어 등장에서 보듯 정보통신시장의 지각변동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자들과 함께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라며 “우리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우리의 강점을 나눠줄 수 있는 사업자들과의 연합체를 구성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우회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가져가기엔 역부족이란 내부 계산이 섰던 것. 때문에 LG전자는 “이동통신사업자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매워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두어 차례 했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LG전자는 나름의 주특기인 UI(사용자 환경) 디자인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김 상무는 "애플은 현재 앱스토어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건 소비자가 경험하지 못했던 UI였다"라며 "차별화된 UI가 나올 수 있도록 디바이스 부분에 대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LG전자는 이동통신업계 노른자 위로 꼽히는 중국 3G시장 대응도 지지부진하다.
김 상무는 “3개의 사업자와 입찰계획을 성공했으며, 일부 사업자와도 접촉 중”이라고 했으나 “올해는 괄목할만한 성과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내년부턴 중국 3G시장에 본격 행보를 기대해도 좋다”라며 "내년부터 3년간 50% 이상 누적 성장률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유럽시장도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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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무는 "올해 출시된 아레나폰이나 크리스탈폰은 시장에서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뉴 초콜릿폰'과 보급형 풀터치폰 ‘팝’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내년 2분기께 북미 시장을 겨냥한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할 것”이라며 "윈도 모바일용 스마트폰과 함께 관련 제품을 내년부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