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분기 선방, 4분기는 고민

일반입력 :2009/10/21 15:58

류준영 기자

하반기 실적둔화가 우려됐던 LG전자(대표 남용)가 사업부 전반에 걸친 고른 실적개선을 보이며 업계 전망치보단 비교적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

21일 공개된 3분기(7월~9월) 실적에서 LG전자는 매출액 13조8천998억원(전분기 4.1%↓), 영업이익 8천502억원(전분기 25%↓)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에선 각각 15.7%, 49.0%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2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엔 못 미친 성과다. 하지만 3분기 기준만 놓고 보면 지난해 올린 역대 최고 실적인 5천705억원을 경신한 것. 또 애널리스트 전망이던 평균 14조원 매출액보단 못한 실적을 나타낸 반면 영업이익 부문에선 7천7백억~8천억원이란 기대에 부합했다.

문제는 4분기. LG전자 실적의 주력이던 휴대폰과 평판TV부문에서 약세가 예상된 탓이다.

특히 휴대폰 시장의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증가와 신흥시장 중심의 저가폰 위주 판매, 패널 가격 추가 상승으로 인한 TV세트의 제한적인 수익성 개선, 게다가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 등이 겹쳐 4분기는 3분기보다 더 고전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LG전자는)4분기에 환율이슈와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휴대폰 영업이익률은 3분기에 비해 4.8%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저가폰의 풀(Full) 라인업이 완성될 내년시즌엔 출하량 1억 3천545만대로 전년 대비 18.2% 증가, 영업이익률 8.7%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LG전자는 4분기 전망과 관련해 “수요측면에선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라며 TV와 휴대전화의 판매가격 하락, 마케팅 투자 확대, 적정재고 유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으로 4분기의 수익성은 3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가전사업부 ‘버팀목’ 됐다

3분기 매출에서 가전사업부는 LG전자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 홈 어플라이언스(HA) 사업부는 3분기 분기사상 최대 매출액인 2조5천217억원에 1천70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아시아, 중동 등의 신흥시장 중심의 매출 회복세가 뚜렷했으며, 전분기 대비 12%, 전년동기대비 8% 증가했다. 하지만 달러화를 기준으로는 4%의 역신장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천807억원 소폭 하락세를 그렸다.

LG전자는 “영업이익률은 6.7%로 전분기 7.7%보다는 하락했지만, 해외시장에서 경기침체 영향이 지속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에도 가전사업부는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의 수요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를 지속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평판TV 이대로 가면 500만대…연말 시즌 겨냥

슬림형, LED TV 등 차세대 평판TV로 시장을 강력하게 공략한 LG전자의 홈 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LCD TV 매출호조가 지속, 유럽, 북미, 중남미 등지의 지역 마케팅을 강화해 전년 대비 판매량 60%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LCD TV는 분기 첫 400만대 고지를 넘어서 눈부신 판매실적을 나타냈다.

이와 동시에 저개발 국가 중심의 PDP TV 판매량도 대형 사이즈 매출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전년 대비 30% 성장한 79만5천000대로 판매고를 달성했다.

올해 3분기 LG전자가 팔아 치운 평판TV는 총 480만5천000대로 집계됐으며, 전년 동기 310만2천대보다 55%나 오른 규모로 선전했다. 여기에 해외 블루레이 시장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면서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AV사업 활성화가 수익성 개선에 거름 역할을 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평판TV 분기판매량은 500만대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별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유럽 지역에 편중된 41%포인트를 기록, 전년 동기(34%포인트)보단 큰 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대로 국내시장과 중남미, 북미 지역 점유율을 소폭 하락했다.

4분기엔 경기회복세와 크리스마스 시즌 등 연말 성수기 시즌에 돌입,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LED TV 출하에 경우 “올해 20만대 수준을 유지, 내년엔 300~500만대 정도 판매고를 달성, 삼성전자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를 것”으로 업계 전문가는 내다봤다.

LG전자는 4분기 실적 관련해 “보더리스TV 등 신모델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성수기 시즌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반기 실적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업계는 HE와 AC부문을 지목했다. 가전제품과 에어컨 모두 내구재의 성격을 가져 하반기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휴대폰 부문의 경우 LG전자는 3분기 매출액 4조3천843억 원, 영업이익 3천844억 원, 영업이익률 8.8%를 달성했다.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역대 최고인 3천16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2천300만대와 비교해 3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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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의 3분기 실적 전망치에 반 정도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난 5월 이후 월 천만 대의 휴대폰 판매기록을 달성한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휴대폰 부문의 영업이익률 감소에 대해 별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키아에서 실패한 저가폰 공략 전략을 LG전자가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휴대폰 부문 전분기 영업이익률은 11%였으나 3분기에는 2.2%p 떨어진 8.8%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률 감소 이유에 대해 휴대폰 판매 가격 하락과 저가폰 비중 확대가 원인이라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