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대결구도 ‘유저vs인공지능’ 뜬다

일반입력 :2009/10/21 09:49    수정: 2009/10/21 09:54

PVP (Player VS Player)는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대립을 설명할 때 쓰는 단어로서 공성전이나 개인간의 대결과 같이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와 겨루는 상황을 PVP로 표현한다.

반면 PVE (Player VS Environment)는 플레이어가 게임내의 환경과 대립하는 것으로서 던전을 클리어 하거나 몬스터를 공격하는 일련의 모든 액션이 PVE에 해당된다.

게임순위사이트 게임노트(http://gamenote.gameangel.com)에서 급격한 순위변화를 보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PVE 콘텐츠에 대한 유저의 호응이 점차 커져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유저간 대립으로 인한 과중한 스트레스와 심한 공격적 경쟁에 지친 유저들이 적은 스트레스와 협동 자체를 즐기는 쪽으로 성향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거처럼 오랜 시간을 게임에 몰입하기 보다는 짧고 간단하게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FPS장르 PVE 추가로 인기 상승

최근 전통적인 PVP 기반 작품인 FPS 장르에 PVE 모드를 추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3차례에 거친 대규모 PVE모드 업데이트를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메탈레이지’를 꼽을 수 있다.

CJ인터넷과 게임하이가 공동으로 서비스하는 3인칭 메카닉 슈팅액션 ‘메탈레이지’는 지난 5월부터 PVE 관련 모드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여 현재는 게임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특히 ‘메탈레이지’의 PVE모드는 마치 MMORPG의 레이드 모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역동적인 연출과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금주 세 번째 PVE모드인 밴디드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메탈레이지’는 게임순위에서도 무려 37계단이나 상승한 37위에 올랐다.

‘메탈레이지’에 앞서 먼저 PVE모드를 도입한 FPS게임이 있다. 지난해 레드덕의 ‘아바’가 AI(인공지능)모드라는 이름으로 PVE모드를 선보인 바 있다. AI 모드는 각 스테이지 별로 정해진 숫자의 상대를 제한 시간 동안 모두 제압하는 것이 목표이다. 스테이지 단계가 올라갈 수록 난이도가 어려워져 유저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했다. 최근 ‘아바’에 추가된 ‘프리즌브레이크’도 AI 모드이다.

드래곤플라이 역시 ‘카르마2’에 PVE 모드를 추가했다. 기존 ‘독일군 VS 소련군’의 대결 구도는 유지하면서 제 3의 세력인 감염자(AI)를 물리쳐서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진영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PVE모드는 게임을 즐긴 지 얼마 되지 않는 초보자들 입장에서는 ‘유저와 유저’의 싸움이 아니기 때문에, 대전 스트레스를 다소 덜 받으면서 호쾌하게 AI들을 쓸어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재미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액션RPG에서도 PVE 콘텐츠 보강

FPS게임 뿐만 아니라 액션게임에서도 게이머에 버금가는 뛰어난 인공지능(AI)을 무장한 게임들이 등장하며 액션 장르의 PVE모드도 함께 주목 받고 있다.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MORPG ‘C9’(Continent of the Ninth)은 NHN게임즈가 2006년부터 3년여에 걸쳐 기획 및 개발해 온 3D 액션 RPG다. 'C9'은 자체 개발한 엔진으로 현실과 동일한 게임 환경을 연출하면서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로 리얼한 타격감을 구현해내 게이머들에게 커다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게임은 MO 형태의 RPG를 베이스로 개발되고 있는 게임이지만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주된 콘텐츠는 별도로 생성되는 던전에서 몬스터들과 전투하는 내용이다. 때문에 몬스터들의 인공지능은 게임에 중요한 요소인데, 몬스터들의 행동과 지능이 뛰어나 게이머들은 던전에서 퍼즐을 풀며 진행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소스엔진과 데브캣의 만남으로 게임 이용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넥슨의 '마비노기영웅전'도 몬스터들과의 전투가 강조된 게임이다.

이미 지난 테스트에서 프롤로그만을 공개했을 뿐이지만, 게임특유의 타격감과 액션성, 스토리에 많은 게임 이용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개발자들도 인공지능을 가진 몬스터를 쓰러뜨리면서 진행하는 스토리에 게임의 상당 부분을 할애할 정도로 PVE는 게임 내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업데이트 될 다양한 내용이 PVE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던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게임 시스템도 인공지능이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NHN의 블록버스터급 온라인게임 테라에서도 인공지능을 강화한 PVE에 많은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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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많은 게임사가 PVE모드와 관련해 흥행 요소로서 많은 재미를 보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콘텐츠를 더욱 보강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이상 PVE성격의 콘텐츠가 한동안 계속해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타임 최승진 편집장은 온라인게임에서 게이머들끼리 대결을 즐기는 PVP모드도 중요하지만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PVE모드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많은 기대작들이 인공지능에 특화된 PVE 모드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게이머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모드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