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명절에 가족끼리 즐기는 놀이의 대명사는 ‘화투’다. 일본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진 화투는 도박으로 볼 것인지 아닌지의 논란을 뒤로하고서라도 이렇다 할 대안이 없는 명절 놀이문화로 고착화 된지 오래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고스톱을 대신할 재미있는 게임은 얼마든지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보드게임이다. 보드게임은 이미 우리나라에만 수백 종의 제품이 출시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어려운 게임 룰을 익히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적지 않아 화투를 대신할 놀이 문화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이번 추석에는 화투판에서 가족끼리 실랑이를 하며 얼굴을 붉히기보다 건전한 보드게임을 한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 굳이 돈이 오고 가지 않아도 온 가족이 모여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봤다.
■ 온 가족이 함께 두는 오목 ‘펜타고’
‘펜타고’는 4인용 오목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가로 세로 9칸으로 돼 있는 게임판에 빨강, 파랑, 노랑, 초록으로 된 돌을 돌아가며 올려두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펜타고’의 묘미는 게임판이 3칸마다 분리 회전하도록 돼 있는 부분이다. 자신의 차례에 돌을 올려둔 다음, 판을 원하는 방향으로 90도 회전시켜야 한다. 이때 같은 색상의 돌 사이에 다른 색 돌이 있으면 그 돌은 제거된다. 이를 통해 판에 가장 많은 돌을 남기는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룰이 간단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그러나 게임을 하면 할 수록 회전 방향에 따라 변하는 돌의 위치를 예측해야 하는 심오한 재미가 몰입감을 높이고 없다.
■ 아슬아슬한 묘미가 일품 ‘텀블링 몽키즈’
술자리와 같은 파티용 게임으로 유명한 ‘텀블링 몽키즈’는 보드게임방에서도 커플 손님 선호 1순위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구멍이 뚫린 야자 나무에 무수한 가지를 교차되도록 꼽은 다음 그 위에 원숭이를 부으면 고리 모양의 꼬리가 가지에 매달리게 된다. 그 다음 가지를 하나씩 빼서 가장 적은 수의 원숭이를 떨어트린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다만 가지를 빼기 전에 주사위를 굴려 나온 색상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운도 따라줘야 한다.

특히 ‘텀블링 몽키즈’는 참여 인원 수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어 온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날 함께 즐길만한 놀이로 안성맞춤이다.
■ 젠가를 능가하는 스릴만점 게임 ‘밤볼레오’
‘밤볼레오’는 ‘젠가’의 재미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균형잡기 방식의 보드게임이다. 룰은 젠가보다 더 간단하다. 둥근 공 위에 판을 올려 중심을 잡은 다음 그 위에 각종 모양의 물체를 돌아가며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의 차례에 판이 균형을 잃고 무너지면 게임에서 패배하게 된다. 만약 모든 물체를 올려놓아도 승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하나씩 빼 나간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한 ‘밤볼레오’는 주로 개인전 보다는 팀을 이뤄서 하는 편이 즐겁다. 뛰어난 균형감각과 조심스러운 손놀림이 승부의 관건이 된다.
■ 윳놀이 룰 적용해 친숙한 ‘투어 코리아’
2005년 문화관광부 게임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투어코리아’는 전국의 관광명소를 소재로 개발한 보드게임이다. 역시 게임 룰은 매우 간단하다. 주사위를 굴려 정해진 곳에 도착한 곳의 지시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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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아이템을 모아 점수를 획득하고 상황에 맞게 사용하다가 최종 종착지인 제주도에 도착하면 게임은 끝나게 된다. 게임 룰에 따라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이 승리하게 되는 방식이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카드에는 국내 주요 관광명소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어 자녀 교육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같은 장르의 외산 보드게임에 비해 룰이 비교적 간단하다는 점도 가족용 게임으로서 ‘투어코리아’가 잘 어울리는 가장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