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공산당은 애초에 궁합이 맞지 않았던 것일까.
1일 중국의 건국 60주년 기념식 직전 현지 인터넷은 아수라장이 됐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인터넷 통제 작전을 벌였기 때문.
현지 교민들과 커뮤니티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정부 불만 글이 올라오는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구글과 유튜브가 대표적인 가운데 우리나라 네이버, 다음도 접속이 원활치 않았다.
이 같은 통제는 건국 60주년 기념식이 다가올수록 거세졌고, 당일 정점에 이르렀다. 수많은 블로그가 알게 모르게 폐쇄됐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도 정부 비판 글들이 속속 사리지고 있으며, 신화통신은 공산당의 인터넷 검열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고 선전 중이다.
한 인터넷 수리 업체 상담원은 “미국과 한국 사이트 접속이 안 된다는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당분간 정부의 인터넷 통제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서 사업 중이라는 한 교민은 “지난달부터 한국 사이트 접속이 계속 차단돼 사업에 어려움이 있다”며 “다른 외국계 기업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 정부는 건국 기념식 중 티벳이나 신강 위구르 독립 지지자들의 시위가 터질 것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 잔칫날 국제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닛케이 등 외신들에 따르면 티벳과 신강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인터넷 접속 자체가 차단 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PC방이나 사무실도 수시로 공안들이 감시하는 상황.
사실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PC에 ‘유해 사이트(?)’ 차단 소프트웨어 탑재를 의무화하려 한 것도 이번 기념식을 위한 준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계획은 국제 비난여론으로 일단은 연기됐다.
앞서 연초에는 유해물 제거를 명목으로 3천여개에 달하는 사이트를 폐쇄했고, 블로거 70여명을 감옥에 보낸 중국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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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터넷 자유주의 운동가 친 리우메이는 “정부는 자신들 입맛에 맞는 글들만 인터넷에 올라오길 바란다”며 “높아진 경제 위상만큼 민주적인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경없는기자회와 엠네스티는 중국을 북한, 미얀마와 함께 ‘인터넷의 적’으로 분류했다. 우리나라는 그 바로 아래 등급인 ‘감시대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