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 "잉크젯에 대한 고정관념 허물겠다"

일반입력 :2009/09/24 14:25    수정: 2009/10/15 19:18

류준영 기자

한국HP IPG(이미지프린팅그룹) 신상길 부장은 최근 프린터 시장을 부동산에 비유한다. 경매시장에 나온 매물이 싸다고 덥석 물었다간 유지관리비용이 더 들어 낭패를 보듯, 프린터도 2~3년간 내구성과 유지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부장의 생각은 한국HP가 강도높게 진행중인 프린터 전략을 대변하고 있다. 핵심은 잉크젯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허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HP는 내부조사는 물론 조사기관인 바이어 랩(Buyer Labs) 자료까지 총동원하고 있다. 신상길 부장은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인지 소비자들은 마치 레이저 프린터가 잉크젯보다 상위 제품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요즘 잉크젯은 레이저 프린터 못지 않은 성능과 비용 경쟁력을 갖췄다고 거듭 강조했다.

■“잉크 구매비가 더 들겠지”

22일 한국HP가 선보인 오피스젯 신제품(프린터 6000, 7000, 8000시리즈 및 복합기) 6종의 전력량은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평균 50%까지 적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췄다.

신상길 부장은 “포괄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50% 라는 표현을 썼지만 제품에 따라 레이저 제품보다 60~70% 비용이 절감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HP가 바이어 랩의 자료를 통해 공개한 전력소모량은 삼성 레이저 프린터인 'CLP-315'가 1.522와트(WH), HP 오피스젯이 528.5와트로 나타났다.

효율적인 양면 출력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이는 통상 사무실 종이 소비량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HP의 주장. 과연 그럴까?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기업들이 모든 출력 장비에 양면 출력을 기본으로 설정할 경우 연간 용지 구입비를 최소한 30%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얼추 비슷한 데이터로, 해당 인쇄가 무엇이고 어떤 제품을 사용했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바이어랩은 “HP 잉크젯은 레이저 프린트에 비해 초기 구매 후 1년간 30만원, 3년 후엔 100만원의 비용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액수는 일반 사용자 제품보다 고급형 모델에서 체감할 수 있다. 예컨대 8000 시리즈의 경우 첫 구매 후 1년간 90만원, 3년 후엔 300만원까지 절감이 가능하다. 신상길 부장은 3년이 지났을 때 레이저 프린터는 드럼과 이미지킷 등 부품교체수요가 많지만 잉크젯은 카트리지 하나만 갈아주면 된다”라며 제품 구매시 소모품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측면도 함께 고민해 줄 것으로 당부했다.

■“잉크젯은 용지 걸림이 많다던데”

잉크젯에 대한 또 하나의 선입견은 레이저 프린터보다 잉크젯에서 용지 걸림이 더 많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의 사무실처럼 이면지 사용이 일반화돼 있는 곳이라면 잼(용지 걸림) 현상이 끼치는 업무 생산성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을 터.

이에 대해 신상길 부장은 “이번 오피스젯은 1만5천 매 연속 출력 테스트를 거친 결과 단 한 장의 용지 걸림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피스젯 8000 시리즈를 뜯어보면 트레이가 유별나다. 톱니바퀴 형식으로 설계돼 용지삽입에 걸림을 막아준다. 또 용지 공급함은 최대 500매까지 지원한 제품을 선택사항으로 내놔 수시로 용지를 채워 넣는 번거로움을 해소했다.

신부장은 “사무용 프린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쉽게 놓칠 수 있는 오류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라며

“낮은 가격대의 제품일지라도 소비자들의 작은 요구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저프린터보다 느리다?”

이번에 선보인 한국HP 오피스젯 라인업에서 하이엔드 소비자를 겨냥한 프로 8500 복합기는 분당 35장의 흑백 출력과 34장의 컬러 출력 속도를 나타낸다. 오피스젯 6500 복합기도 분당 32장의 흑백 출력과 31장의 컬러 출력 속도를 자랑한다.

신상길 부장은 “동급의 레이저 제품과 비교했을 때 출력속도가 월등하게 빠르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레이저프린터는 첫 장 출력에 필요한 예열 시간이 요구되나 잉크젯 프린터는 실행명령과 함께 첫 출력물을 인쇄한다.

똑똑한 소프트웨어(SW)의 힘을 빌리면 더 빠른 출력속도를 제공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장된 ‘스마트 웹 프린팅’ 기능을 통해 인터넷 웹 브라우저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부분만을 간단하게 출력할 수 있으므로 속도는 물론 유지비 절감차원에서도 유익하다.

■“출력물 색감이 번진다?”

잉크젯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돼 왔던 잉크 번짐 현상도 ‘안료방식’으로 전환되면서 큰 개선을 이뤘다. 실제로 신상일 부장은 기자에게 염료가 아닌 안료방식의 잉크(모델명: 942, 3만원)을 통해 인쇄한 프린터 결과물을 물에 장시간 넣은 후에 들어 보였다. 종전에 볼 수 있었던 색의 번짐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부장은 “‘컬러록(ColorLok)’ 기술이 적용된 용지를 사용할 경우 물에 번지지 않는 문서를 출력할 수 있다”라며 “잉크의 보존성에서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잉크로 해결하기 힘들었던 문제를 관련 용지를 통해 해결점을 찾은 것이다.

색감의 차이도 눈에 띌 정도였다. 그는 “삼성의 CLP-315와 HP의 오피스젯 6000으로 출력한 결과물을 비교해 보면, 컬러 입자의 표현과 색감, 검정 텍스트의 선명도에서 HP가 훨씬 더 우위에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잉크젯은 무선 네트워크가 안된다?”

노트북 및 넷북 등 모바일PC 사용자가 늘면서 새로운 잉크젯 프린터엔 유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탑재됐다. 한국HP의 하반기 전략 제품엔 사무 업무의 효율성 향상을 위한 편의기능들이 돋보인다.

신상길 부장은 “유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탑재한 잉크젯 프린터는 HP가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이라며 “노트북을 가진 사용자라면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인쇄를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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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를 위한 편의기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지 프린터 케어(Easy Printer Care)’ 기능은 잉크 카트리지 유효기간 및 네트워크 IP 관리현황을 관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뽑아낸 블랙과 컬러의 출력량이 몇 장 인지까지도 알려준다.

신부장은 “제공되는 SW를 잘 활용하면 프린터 복합기의 관리 및 유지, 문제 해결 등 유지인력이 부족한 SMB 고객들에게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