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카메라, '배터리 품귀' 촌극

일반입력 :2009/09/09 14:28

류준영 기자

세계 1위 카메라 전문업체인 캐논의 한국법인인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대표 강동환)가 특정 제품에 대한 배터리 공급이 원활하게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비판대위에 올랐다.

문제의 제품은 DSLR카메라인 ‘EOS 5D마크(Mark)2용’으로 새롭게 선보인 배터리(모델명: LP-E6)다. EOS D30 이후 공통적으로 쓰이던 배터리(모델명: BP-511) 후속제품으로 전용 칩셋코드를 삽입해 비품 배터리 사용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LP-E6가 없다면 구동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만큼 배터리가 필요한 사용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난 4월부터 EOS 5D마크용 배터리는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환율급등 시점과 맞물려, 물품 공급량 조절을 통해 일시적으로 환율상쇄 효과를 보려는 캐논의 땜방식 처방아니냐는 까칠한 시선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엔화 상승의 여파로 배터리 판매가가 1년전에 비해 크게 올랐다"라며 "하지만 가격에 민감한 사용자들 때문에 자칫 시판가를 올렸다간 제품판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지금대로 팔다간 되레 손해만 보게 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소비자들대로 불만이다. 카메라 동호회 및 온라인카페엔 "정확한 수요예측에 따른 소모품 구비 없이 제품판매에만 급급했다"는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캐논 카메라 마니아인 이용우씨는 지디넷과의 인터뷰에서 “캐논코리아 고객센터에서 품절된 제품의 입고가 언제 이뤄질지 정확하게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라며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에 소모품이 없다는 답변을 듣자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씨와 같은 사례는 SLR 관련 동호회나 온라인 카페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저기 문의해보아도 LP-E6 배터리는 없다고 하네요, 왜 그런 건지 알 수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네요’라는 내용의 글들이 대부분이다.

배터리 확보에 발을 동동 구르는 사용자들이 결국, 웃돈을 들여 미국 전자상거래사이트인 이베이(eBay)를 통해 국제우편으로 공수하는 한편, 공항면세점까지 기웃거리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중고제품도 공식판매가(6만5천원)의 두 배 가까운 가격대로 중고제품거래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관해 캐논코리아는 “5D마크2 유저들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배터리 외에 추가 배터리 구입을 기대이상으로 많이 해 한국내 소비자의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어려웠던 건 사실”이라며 “캐논코리아는 본사에 물량 확대를 계속 요청해 왔으며, 이달내에 공급부족 현상은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