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위, 한국만 반쪽 서비스 ‘너무하네’

일반입력 :2009/09/04 09:44    수정: 2009/09/04 13:58

봉성창 기자

지난해 4월 국내 출시한 닌텐도 위(Wii)가 해외와 달리 국내서는 제대로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 차별 논란과 함께 국내사용자들로부터 큰 불만을 사고 있다.

씨넷 재팬은 닌텐도가 일본에서 ‘위’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웹브라우저 ‘오페라’를 그동안 500엔(한화 6천 7백원)에 판매했지만 앞으로는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지난 2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국내 사용자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애당초 국내용 ‘위’에는 이러한 기능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무료로 서비스되는 기능이 한국에서는 유료로조차 선보이지 않은 셈이다.

비단 인터넷 뿐 아니라 ‘위’는 뉴스, 날씨, 생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을 받을 수 있는 채널 서비스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닌텐도(대표 코다 미네오)는 ‘위’를 발매한지 무려 1년 4개월 만에 최초로 ‘즐거운 하루 운세 채널’을 서비스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반면 일본이나 북미 사용자들은 ‘위’ 채널 서비스를 통해 상당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유튜브처럼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상하거나 쇼핑을 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 위로 음식을 배달시킬수도 있다. 그동안 닌텐도가 강조한 ‘거실의 TV 채널 확장’ 계획이 충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위 웨어’ 기능 역시 한국 사용자들에게는 전혀 지원되지 않고 있다. ‘위 웨어’는 온라인 게임 판매와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DLC)를 합친 개념의 네트워크 서비스다. 해외 사용자들은 ‘위 웨어’를 통해 자신이 소장한 게임의 추가 콘텐츠나 ‘위 웨어’ 전용 게임을 구입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 웨어’ 기능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 발매돼야 할 신작 게임 타이틀이 제대로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위 웨어’를 통해 추가 콘텐츠를 공급하지 못해 아예 해당 게임을 국내에 발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경쟁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3나 X박스360의 경우 해외와 큰 차이 없이 국내에서도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위 웨어 및 오페라 출시에 대해 한국 닌텐도 측에 문의한 결과 “위웨어나 브라우저 서비스는 내부 검토 중에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한국 닌텐도가 위를 발매하면서 불법복제를 막겠다며 게임큐브 호환 기능을 삭제하고 한국만의 고유 국가 코드를 설정 한 것 역시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위의 불법복제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 사이에서 “복제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할거면서 기능은 왜 막았나”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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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판 ‘위’는 국내에 정식 발매된 게임을 구입해 플레이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 닌텐도는 올해 신작 게임 타이틀을 고작 4종만 출시했다. 지난해까지 합해도 11종에 불과하다. 물론 써드파티 업체들이 게임 타이틀을 함께 내놓고 있지만 이 또한 불법복제로 인해 시장성을 잃어 갈수록 정식 발매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콘솔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닌텐도가 지난 4월 위가 50만대나 판매됐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와 비교해 제대로 된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불법복제가 지금같이 광범위하게 퍼지게 된 배경에는 닌텐도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