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7 게섯거라"…애플, '스노우레퍼드' 포효

일반입력 :2009/08/27 17:07    수정: 2009/08/28 11:39

류준영 기자

애플이 신형 운영체제(OS) '스노우 레퍼드'(snow Leopard: 설표)를 앞세워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7에 공세를 퍼붓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27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롭게 선보인 맥(Mac) 운영체제(OS) '스노우 레퍼드'가 10월 22일 발매되는 윈도7보다 기술적으로 한 단계 위라며 OS부문에서 MS와 기술 격차를 크게 벌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편한 설치방법, 편리해진 사용자 환경(UI), 제품간 호환성, 신속한 애플리케이션 실행은 물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만큼 스노우 레퍼드로 윈도PC 사용자를 맥으로 대거 끌어오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스노우 레퍼드 종전 버전(14만원 5천원) 대비 3분의 1 수준인 4만5천원이다. 이전 버전인 레퍼드가 깔린 맥PC에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단독설치 버전으로는 판매되지 않는다. 5인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팩 라이선스 비용은 7만5천원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출시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윈도7의 경우 현재까지 알려진 비용은 220달러(한화 22만 원대) 수준”이라며 “스노우 레퍼드는 저렴한 가격과 MS의 익스체인지 서버를 지원해 맥에서도 회사서버와 연동, 메일, 주소록 등을 이용할 수 있어 가장 진보된 OS다고 자신했다.

■스노우 레퍼드 “뭐가 달라졌나”

애플이 레퍼드 새 버전을 소개한 것은 2년 만이다. 무게감을 줄이고 각종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스노우 레퍼드의 주요 특징은 ▲빨라진 파인더 반응속도 ▲2배 빠른 메시지 로딩속도를 제공하는 메일 ▲백업속도가 80% 빨라진 타임머신 ▲ 향상된 64비트 사파리 브라우저 등을 꼽을 수 있다.

속도를 보면 기존 레퍼드에 비해 설치속도가 45% 정도 빨라졌다. 설치 프로그램도 새롭게 구성됐다. 호환성 체크가 가능하며, 설치중 전원이 갑자기 나가거나 오류가 발생해도 연속 설치가 가능하다.

응용 프로그램에서 '미리보기' 성능은 이전 버전과 달리 사진과 같은 JPEG 파일에서 두 배 이상 빨라졌다. PDF 파일은 1.5배 성능이 향상됐다.

PDF에서 사용자에게 흡족할 수 있는 기능이라면 PDF 내용을 복사할 때 기존 레퍼드에선 레이아웃 전체가 한꺼번에 선택됐지만 이번엔 원하는 단락만을 부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일에서도 성능 개선이 이뤄졌다. 메시지 이동 속도 2.3배, 검색이 1.9배, 실행이 1.8배 정도 향상됐다고 애플코리아는 설명했다.

스노우 레퍼드엔 ‘사파리4’ 64비트 버전이 기본 탑재됐다. 이를 통해 자바스크립트 성능이 이전보다 50% 가량 향상됐다는게 애플 설명이다.

애플이 자체 테스트한 결과에 이르면 스노우 레퍼에서 사파리는 64비트 자바스크립트를 처리하는 속도가 MS 윈도 환경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7보다 무려 30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곧 출시될 IE8보다도 6.3배 빠르다고 애플은 주장했다.

사파리4는 또 톱 사이트 기능(최근 가장 많이 방문한 사이트를 볼 수 있게 펼쳐 보이는 것), 편집, 펼쳐지는 화면의 숫자를 기록할 수 있고, 업데이트 된 사이트는 별표(★)를 통해 알려준다.

방문기록 자체를 페이지 이미지로도 검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지디넷’이라고 검색하면 관련 방문사이트 기록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퀵 타임 10’은 하드웨어 가속과 컬러싱크(ColorSync), HTTP 스트리밍(별도의 스트리밍 서버 없이도 스트리밍이 가능한)이 가능하다. 간단한 편집 기능도 제공한다.

만일 사용자가 원하는 부분을 선택하고 ‘다듬기’ 메뉴를 선택하면 선택된 화면이 좀더 선명하고 밝은 이미지로 바뀐다. 이때 ‘공유’ 기능으로 아이툰즈 (iTunes)를 클릭하면 MP3 아이팟이나 아이팟터치에 바로 전송할 수 있는 포맷으로 전환된다.

스노우 레퍼드는 무엇보다 UI가 심플하다. 만일 사용자가 마우스 포인트를 사진이나 영상에 올리면 자동으로 작동 메뉴가 화면이나 사진 위로 떠오르게 된다.

자주 찾는 문서나 응용프로그램을 부채꼴이나 격자모형으로 펼쳐볼 수 있는 '스택' 기능도 더했다. 추가된 스택 기능 중엔 내용이 많을 경우 화면 옆에 스크롤이 지원, 내용을 한번에 모두 살펴볼 수 있고, 그 내용 중에 폴더가 있을 경우 클릭을 해서 다른 스택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전 버전엔 이런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 파인더를 열어야만 했다.

아이콘 크기도 커졌다. 기존 128*128 사이즈에서 512*512 크기로 확장됐다. 아이콘 크기는 사용자가 편한 데로 조절할 수 있어 간단한 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동영상과 같은 파일은 아이콘에서 바로 재생해 볼 수 있다. 또 아이콘을 퀵룩으로 전체화면에서 재생해도 동영상을 끊어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스노우 레퍼드엔 ‘엑스포제’가 지원된다. 사용자가 여러 개의 윈도를 동시에 열었을 때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기능이다.

‘오픈 CL(Open CL)’도 지원한다. 강력한 GPU 성능을 그래픽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C언어 기반이므로 기존에 프로그램을 수정하면 GPU도 활용할 수 있다.

윈도7보다 편리한 OS

스노우 레퍼드는 파인더나 메일, 사파리 등의 시스템 애플리케이션들이 모두 64비트(bit)로 돼 있어 연산이 두 배 이상 빠르다. 응용소프트웨어의 실행속도가 그만큼 빨라진 것.

32비트와 64비트 겸용이라서 사용자가 64비트로 업그레이드 했다고 하더라도 기존 프로그램을 64비트로 모두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다.

스노우 레퍼드는 OS차원에서 멀티코어를 지원한다.

윈도 플랫폼은 아직까지 응용 프로그램에서만 멀티코어를 활용하므로 같은 인텔 CPU를 탑재한 데스크톱이라고 할지라도 스노우 레퍼드 환경의 맥PC가 보다 높은 성능을 낸다는게 애플 설명이다.

실제 멀티코어가 장착된 하드웨어의 성능이 향상되려면 처리 명령을 스레드로 나눠 이를 각 코어로 할당해줘야 한다. 스노우 레퍼드의 경우 OS 자체에서 스레드를 관리하는 GCD(Grand Central Dispatch) 기술을 이용, 사용자의 간단한 수정만으로 멀티코어 성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하지만 윈도7은 아직 OS가 이를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응용 프로그램에서 매우 복잡한 수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성능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애플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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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레퍼드는 업그레이드도 쉬운 편이다. 비스타에서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를 할 땐 기존 데이터를 백업 받고, 하드드라이브를 삭제하고, 윈도7을 설치한 후,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번거롭게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스노우 레퍼드에선 클릭 한번으로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

스노우 레퍼드는 단일 버전으로 출시된다. 여러 버전으로 나눠 선보이는 윈도7과 비교해 사용자들의 혼란을 줄여줄 것이라고 애플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