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서거]‘누리꾼 미디어’에 ‘인동초’ 피었다

일반입력 :2009/08/19 15:07    수정: 2009/08/19 16:28

김태정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누리꾼 미디어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인터넷 방송과 블로그, 포털 게시판 등은 김 전 대통령의 장례 현장 중계와 추모의 글들로 채워지고 있다.

18일 아프리카TV와 판도라TV, 유튜브 등 주요 UCC에는 김 전 대통령의 빈소와 생전 모습을 다룬 영상들이 줄을 잇고 있다. 누리꾼들은 현장에서 휴대폰이나 카메라로 직접 찍은 영상을 실시간 전송,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모습.

동영상 검색 기업 엔써미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 현재 인터넷에 올라 온 김 전 대통령 관련 동영상은 4천33개로 전날 대비 1천개 이상 늘었다.

영상 형태도 다양하다. 누리꾼들이 독자 진행하는 아프리카TV에는 김 전 대통령 서거관련 특집 생방송이 나오고 있다. 진행 누리꾼들은 연대 세브란스병원 빈소와 서울 시청 등의 분향소로 나뉘어 각자 시각으로 현장 모습을 전하는 중.

이 방송들은 아마추어 촬영이지만 때때로 공중파 못지않은 빠른 전달과 실시간 토론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휴대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중계도 지원, 이동 중에도 빈소 영상을 시청하는 시민들에 눈에 띄었다.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도 비슷한 광경이 벌어졌었다.

누리꾼 아이디 ‘윤교주’는 “같은 일반인 입장에서 빈소 모습을 전하는 방송이 생동감 있었다”며 “누리꾼 미디어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커지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동영상 포털 유튜브에도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영상들이 모였다. 특히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 전 대통령 지지 연설이 올라와 침통함이 더해졌다.

최근 빠른 정보 전달로 각광받고 있는 ‘트위터’ 역시 온라인 빈소가 됐다. ‘Kim Dae-jung’이 주요 검색어로 올라 전 세계 4천200만 회원에게 노출되고 있다. 한국어 지원이 없는 트위터에서 이 같은 현상은 분명 이례적이다.

소설가 이외수와 가수 신해철, 재야 정치인 등 유명 인사들이 추모물결에 동참하기도 했다. 국민장 여부와 근조리본 올리기 등이 주 화두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들은 18일 오후 일제히 만든 추모 특별 페이지 관리에 분주해졌다. 네이버의 경우 19일 오후 2시 현재 11만건이 넘는 글들이 올라와 접속이 원활치 않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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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누리꾼들은 게시판에서 보수와 진보, 호남과 영남으로 갈라져 비방하는 글을 도배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포털 업체들은 따로 모니터링 인력을 투입, 비방 글 삭제에 나섰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가 끝나고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추모 페이지를 운영할 것”이라며 “누리꾼들의 애도가 왜곡되지 않도록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