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서거] IT 통해 남북 화해협력 박차

일반입력 :2009/08/19 13:34    수정: 2009/08/19 17:38

김효정 기자

故김대중 전 대통령은 IT를 통해 남북 화해 무드를 진전시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IT기술을 남북 화해협력 수단으로 승화시킨 고인에게 'IT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는 언제나 따라다닐 것이다.

지난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는 남북간 IT교류에 대한 총체적인 합의가 있었다. IT강국을 실현하고자 했던 김 전 대통령의 의지가 남북관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IT분야에서 남북간의 활발한 교류가 진행됐다. 이념의 장벽에 막혀있던 남북교류가 물꼬를 트기 시작했으며 수많은 IT벤처기업들이 북한과의 교류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통신기기 분야의 교류가 활발했는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당시 통일부와 정보통신부의 협력사업자로 승인돼 북한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협력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통일워드' '통일오피스' 같은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북한과 공동 개발했고, 중소벤처기업들 역시 초고속망 시범사업을 비롯해 남북이산가족면회소 설립, 소프트웨어 개발, 3D 애니메이션 제작, 인력양성 사업 등 을 추진했다.

이러한 민간분야의 IT협력 외에도 대학간 IT협력도 본격화됐다. 지난 2003년 남북한 합작대학인 '평영과학기술대학'의 개교, 포항공대와 평양정보센터의 공동 개발 프로젝트 진행, 한양대 교수진의 북한 김책공대 방북 강의 등의 교류도 추진됐다.

특히 KT, SK텔레콤, 삼성전자, LG전자의 임원들이 지난 2002년 6월 평양을 방문해 남북통신회담을 갖고 CDMA 이동통신사업과 국제전화 관문국 고도화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던 것은 통신분야의 첫 회담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부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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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남북IT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남북IT협력추진협의회가 공식 발족돼 IT 남북 경협을 이끌었으며, 이러한 IT교류는 이후 참여정부로 이어져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남북간 IT협력사업이 화두가 되기도 했다.

취임 당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던 김 전 대통령은 IT강국 건설을 통해 경제 살리기를 실현했던 동시에, IT를 통해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이끌어 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