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업계, 내년까지 '꽁꽁'

일반입력 :2009/08/18 10:17    수정: 2009/08/18 11:24

이설영 기자

IT 산업이 경기침체의 위기 속에서 점차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통신장비 시장은 여전히 얼어 붙어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규모가 작고 여러 업체들이 난립,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을 뿐 아니라 사업자의 정책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종의 '천수답' 업종으로 불린다.

이런 상황이지만 통신사업자들은 수익성 악화를 고려해 네트워크 투자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는 통신장비 산업도 살얼음판 같은 긴장상태를 늦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와 엔터프라이즈 제품에서 시장 활성화 움직임이 약간씩 내비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금융위기가 닥친 후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까지 바짝 얼어붙었다"면서 "최근 국내에서는 환율이 정상화되면서 일부 움직임이 보이지만 가시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모 통신사업자가 대용량 스위치 발주 오더와 관련해 설명회를 열었는데, 여기에 30여개 업체의 100여명이 참석했다"면서 "이런 설명회에서 이렇게 많은 기업과 인원이 참가하는 전례가 없었는데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지 사람들이 몰렸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IPTV가 상용서비스 되면서 사업자들이 네트워크 증설에 열심이지만,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다행히 정부나 기업용 제품에서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3,4분기에는 정상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정부에서 예산을 풀어 학교 쪽에서 네트워크 증설에 움직임이 보이고 엔터프라이즈 제품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읽히지만 완전히 시장이 열렸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업계, 4G로의 진화에 '촉각'

글로벌 시장에서는 4세대(4G) 기술 투자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버라이즌, 일본 NTT도코모, 유럽의 보다폰, T모바일 등은 이미 4G 기술인 LTE(Long Term Evolution)로의 방향을 확정지었다. 특히 버라이즌과 NTT도코모의 경우 2010년에는 LTE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이 4G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TE 도입 이후에도 상당 기간은 3G 시장과 공존하는 형태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경우 통신사업자들이 아직 토종기술인 와이브로와 LTE 사이에서 어떤 것을 4G 기술로 채택할지 명확하게 선택하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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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 관계자는 "글로벌 통신시장은 내년까지도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다면 내년부터 LTE가 상용화되면 사업자들도 어렵긴 하지만 투자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3G 이후 4G가 어떤 기술로 진화할 것인지 통신장비업계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길 바라지만 국내를 비롯한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