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마케팅비 2조2천884억 썼다

유무선 사업자들 지난 2분기 사상 최대치 기록

일반입력 :2009/08/07 13:36    수정: 2009/08/07 18:30

김효정 기자

올해 2분기 통신사 마케팅비용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주요 기간통신사업자의 마케팅비용은 2조2천88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1조9천790억원의 역대 최고치 기록을 3천억원 이상 많은 수치다.

특히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몸살을 앓았던 이동통신 사업자의 경우, 2분기에만 1조9천762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지불했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 9천486억원, KT 7천56억원, LG텔레콤 3천220억원 순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러한 마케팅비용의 증가가 KT 합병에 따른, 경쟁사의 시장점유율 유지 전략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통신시장의 마케팅비용 증가는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이 벌어졌던 이통시장에서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마케팅비 증가는 통신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쳤다.

SK텔레콤의 경우, 2분기에 총 9천486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썼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8.3%, 전분기 대비 43.6%가 상승한 수치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5천5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로 소폭 상승했지만 전분기 대비 1.9% 하락했고, 당기순이익도 1.6% 하락했다.

LG텔레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동기간 LG텔레콤은 3천220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3.2%, 전분기 대비 54.4% 상승한 수치다. 과도한 마케팅비용 지출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8.8%, 전분기 대비 59.3% 감소한 58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3.3%, 전분기 대비 66.9% 감소했다.

오늘 실적을 발표한 KT는 2분기에 7천56억의 마케팅비용을 지출했다. 전년동기 대비 20% 감소했지만, 전분기에 비해 25% 가량 증가한 수치다. KT는 합병 이후 전사적인 비용절감에 주력하는 한편,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케팅비 증가폭이 낮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9.9% 증가한 4천834억원을, 당기순이익도 244.7% 증가한 5천4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합병 이전인 1분기에 비해 영업이익 규모가 1천445억원 가량 줄었다.

SK브로드밴드는 2분기 마케팅비용으로 1천521억을 썼다. 이는 전년동기(863억) 대비 76%, 전분기 대비 14.6%가 상승한 것이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에서 상반기 20만5천명이 증가하고 인터넷전화와 IPTV 사업에서도 빠른 증가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204억원의 영업손실과 4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 및 전용회선 사업 등의 호조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지만, 빠른 가입자 증가와 시장 경쟁 상황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용 증가로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경우는 조금 다른 경향을 보였다. 마케팅비용이 증가했지만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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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데이콤은 전년동기(711억) 대비 14% 증가, 전분기(733억) 대비 11% 증가한 811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지출했다. 그러나 2분기 매출 4천627억원, 영업이익 639억원, 당기순이익 45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 11%,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0%, 78% 증가하는 등 7분기 연속 두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LG파워콤 또한 전년동기 대비 30%,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890억원을 마케팅비용을 지출했지만, 매출액 3천610억원, 영업이익 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와 20% 증가하는 등 14분기 연속 두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