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가격 공세, 시장 재편?

일반입력 :2009/06/09 11:45    수정: 2009/06/09 11:51

황치규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토 확장을 향한 애플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앞세워 고가형에서 중저가 시장으로의 남하가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AT&T와 약정을 맺는 조건으로 8GB 3G 아이폰 가격을 199달러에서 99달러로 인하한다는 파격적인 카드를 뽑아들었다.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공격적인 가격 인하다. 그런만큼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으 높아졌다. 성장폭이 어느정도일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41%)와 리서치인모션(RIM: 20%)에 이어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소비자 조사 업체를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애플이 8GB 3G 아이폰 가격을 100달러 내리면 판매량이 100%까지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큰폭의 점유율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에도 파격적인 가격 인하로 시장 점유율을 확 끌어올렸다. 애플은 지난해 3G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8GB 버전 가격을 399달러에서 199달러로 인하했는데, 판매량이 무려 3배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시장 분석 업체 파이퍼&제프레이에 따르면 가격 인하전 3분기 동안 아이폰 판매량은 470만대였는데, 199달러로 내리고 난뒤에는1,500만대로 늘어났다.

 

애플이 이번에도 가격 인하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인지는 좀더 두고봐야할 듯 하다. 우선 경제 상황이 1년전과는 다르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용자들이 이미 아이폰을 구입했고 아이폰과 경쟁할 다른 스마트폰도 많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애플의 이번 가격 정책은 공격적이다. 점유율 확대 의지가 진하게 묻어나온다.

애플은 과거 MP3플레이어 시장에서도 고가 시장에서 중저가 시장으로 남하하는 가격 정책으로 시장을 평정했다. 고가형 시장을 먼저  장악한 뒤, 아이팟나노 등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후발 업체들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다. 3G 아이폰 가격 인하도 아이팟 MP3플레이어 사업에서 취했던 전술과 유사해 보인다.

애플의 가격 인하는 우선 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팜은 최근 8GB 저장용량을 탑재한 스마트폰 '팜프리'를 199달러에 내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팜프리는 아이폰을 위협할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혀왔다.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후한 평가를 받았다. 판매 당일 공급이 수요를 못맞추는 등 초반 레이스도 나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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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애플의 이번 가격 인하로 팜은 만만치 않은 장애물은 만났다는 평가다. 씨넷뉴스는 "팜프리는 8GB 3G 아이폰과 비교해 100달러가 비싸다"면서 "관망하는 사용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충격파는 팜에서만 그치지는 않을 듯 하다. 100달러 이하에 판매되는 다른 휴대폰들도 애플발 가격 인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고 씨넷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