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의 글로벌 야심작들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며 해외 시장에서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다
수출액 또한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많은 산업이 비틀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방어 주라는 평가에 걸맞게 지난해 10억 달러를 돌파한 게임 수출 규모는 올해 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전망하고 있다.
세계의 게임 추세가 '온라인'이라는 하나의 화두로 좁혀지면서 유독 온라인 게임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게임사들이 주목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해외에서의 주목과 달리 국내의 온라인 게임 시장은 석연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 신규 온라인 게임들의 흥행실패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제외하곤, 작년 연말에 출시된 대작 MMORPG들의 연이은 흥행실패로 인해 국내 게임개발시장이 위축되어 올해 기대되었던 신규게임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게임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태다.
온라인게임 전문사이트 게임노트(http://gamenote.gameangel.com)의 게임순위를 살펴보면 게임시장의 정체를 실감할 수 있다.
출시한지 10년을 넘어선 '리니지'가 아직도 톱10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스페셜포스’ 등 출시 5년이 지난 게임 4종 또한 10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톱10에 든 게임 중 2008년 이후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은 '아이온' 단 하나뿐이다. 이러한 신작 온라인게임들의 부진은 작년 연말부터 올 초까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CJ인터넷의 숙원과 희망을 안고 엄청난 광고물량을 투입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감성 MMORPG ‘프리우스온라인’은 초반 여성공략에 성공하며 동시접속자 수 7만 명 돌파와 함께 게임순위 4위에 랭크 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아이온’의 출시와 함께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주간순위 32위에 머무르는 등 유저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어 등장한 한빛소프트의 야심작 ‘에이카온라인’은 3년에 걸친 개발기간과 9개월이 넘는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높은 완성도를 내세우며 의기양양하게 시장에 도전했지만 30위권 내에 간신히 진입 하는 등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출시된 신작들도 차례로 무너지며 발매된 게임들 중 게임순위 20위권에 드는 온라인게임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나마 올해 큰 기대를 얻으며 등장한 신규 게임 ‘메탈레이지’, ’카르마2’도 기존 게임들의 장벽을 넘지 못하며 각각 47위, 49위에 그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과열된 게임마케팅의 폐해와 해결방안
범람하는 게임들 속에서 한 해에 성공하는 신작 온라인게임은 소수에 불과하다. 1위부터 10위까지의 온라인게임순위가 좀처럼 변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해에만 수십 개의 게임이 쏟아지다 보니 게임사들은 자사의 게임을 유저에게 간택 받기 위해 저마다의 강점으로 자사의 신규게임홍보에 열을 올리게 되면서 마케팅이 게임 성공의 주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 과열 현상으로 인해 정작 중요한 게임성이 뒷전으로 밀려나 문제가 되고 있다.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재미와 게임성’을 보완하는 것 보다 대규모 자본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게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마케팅 위주로 게임서비스가 진행되다 보니 게임의 질이 점점 저하되고 대규모 자본을 들였음에도 실패하는 사례가 늘어나 게임업계에 자본 유입이 주춤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전문가들은 이런 식으로 가다간 게임 자체의 발전이 둔화되고 해외 경쟁력도 약해지며 급기야 게임업계 자체가 축소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다행히 마케팅의 한계를 인식한 퍼블리셔들에게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개발사와 계약한 후에 겉모습과 네임밸류, 과도한 홍보를 중점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던 퍼블리셔도 개발사들에게 게임성의 강화를 더 중점적으로 강요하기 시작했다.
결국 신작 온라인게임들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소는 게임성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발전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일본 비디오게임 시장도 ‘괴혼’ ‘마리오갤럭시’ 등 독특한 장르들의 개발을 시도하면서 다시 한 번 부활을 꿈꾸고 있으며, 온라인게임 및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개발, 게임시장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의 발전 가능성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은 아직도 여타 국가에 비해 많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글로벌 게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그 동안 해외진출을 통해 쌓인 한국 온라인게임의 브랜드 인지도 및 위상은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높은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업계가 선보인 ‘부분유료화’ 모델을 비롯해 유저 간 커뮤니티 유도 및 발 빠른 위기대처 능력 등 다른 나라와는 차별화되는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게임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속적으로 주도권을 이끌 수 있는, 한 단계 수준 높은 온라인게임의 등장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품 수명이 긴 온라인게임 특성상 기존 게임과 차별화 요소가 없으면 유저들의 마음을 쉽사리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09년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다수의 신작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살려줄 게임이 무엇 일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 제2의 ‘아이온’을 꿈꾸는 신작 온라인게임
NHN은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08'을 통해 해외 유명작인 ‘워해머 온라인’을 국내 서비스 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에 질세라, 게임포털 '피망'을 운영하고 있는 네오위즈도 해외 인기작인 ‘에이지 오브 코난’을 국내 서비스 할 것이라고 밝혀, 2009년 하반기 국내 MMORPG 시장은 벌써부터 뜨겁다.
또한 MMORPG의 장점에 국내 유저들이 좋아하는 액션성을 강조한 ‘액션MORPG’의 견제도 만만치 않으리라 예상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넥슨의 ‘마비노기영웅전’, ‘드래곤네스트’, NHN의 ‘씨나인(C9)’ ‘킹덤언더파이어2’, 엔씨소프트의 ‘‘메탈블랙 얼터너티브’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작품은 액션을 극도로 강조, 보다 리얼한 전투를 구현하기 위해 전장을 MO형태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10년 이상 국내 게임시장의 왕좌에 군림한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이 2009년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 ‘스타크래프트’의 명성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모든 이들의 관심이 한 곳에 쏠리고 있다.
조금 다른 트렌드이지만 ‘에어라이더’ ‘프리스타일 매니저’ ‘프리스타일 풋볼’ ‘열혈강호 온라인2’ 등 기존 인기작의 후속작 출시도 2009년 한 해를 관통할 중요한 흐름 중의 하나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게임들에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반기에 등장할 신작온라인게임들은 격투, 슈팅, 캐주얼 등 다양한 장르를 어울러가며 매력을 발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등장하고, 불경기 속에 차별화된 전략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만큼 테스트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기 때문에 그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게임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 개발과 치밀한 서비스 전략으로 각 게임을 특화시켜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