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볼거리' 쟁탈전 터졌다

일반입력 :2009/06/03 14:33    수정: 2009/06/03 18:08

김태정 기자

전자책 르네상스가 국내에도 성큼 다가섰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LG텔레콤 등 굴지 대기업들이 앞다퉈 출사표를 던졌다. 아마존의 전자책 리더기 ‘킨들’ 못지않은 기기를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제공 업체간 경쟁도 불이 붙었다. 남 보다 더 많은 출판사들을 우군으로 영입, 전자책 기기로 읽을 ‘디지털 문서’ 종을 늘리려는 노력인 것. 기존 전자책 사업의 흥행부진이 무협지 등 장르문학에만 국한됐었기 때문임을 볼 때 열을 올릴 만하다.

■북큐브, 도서 2만종 연내 준비

우선, 신생벤처 ‘북큐브네트웍스(이하 북큐브)’의 공격적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이 업체는 몇 달 사이 빠르게 성장했다.

이 업체는 6월 현재 국일, 다락원, 대교출판, 푸른숲 등 100여개 출판사와 제휴를 맺고, 베스트셀러 및 신간 서적 중심으로 전자책 콘텐츠 서비스에 들어갔다. 당장 웹사이트 ‘bookcube.com’에 접속하면 PC에서도 도서 콘텐츠를 다운받을 수 있다.

북큐브는 올 연말까지 제휴 출판사를 250여개로 늘리고, 현재 1만종 정도인 서비스 도서도 2만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배순희 북큐브 대표는 “출판사들도 전자책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제휴가 잘 돼가고 있다”며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큐브는 올 연말 자체 전자책 단말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통사들의 전자책과 전략 스마트폰 등도 협력 대상이다.

■“베스트셀러 절반 이상 전자책에 심는다”

대형 온라인 서점들도 공세를 시작했다. 알라딘과 예스24가 전자책 공동 사업을 위해 손을 잡은 것.

두 회사는 지난 5월12일 전자책 콘텐츠 제작과 전송권, 파트너 발굴 등의 내용으로 제휴를 체결했다. 그 동안 온라인 서점 시장에서 쌓아온 역량을 투입, 콘텐츠 물량전에 나서겠다는 것.

이미 베스트셀러 목록의 절반 이상을 전자책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으며, 출판사들과 협의구조 단일화도 추진 중이다.

알리딘 김성동 팀장은 “두 회사는 10년 동안 출판계와 동고동락해왔다”며 “다양한 장르 책들을 디지털화해 사용자 만족도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두고 ‘과열’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콘텐츠 쟁탈전이 심화되면서 경쟁적으로 출판사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 결국 제 살 깎기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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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전자책 콘텐츠와 관련이 적은 대형 인터넷 업체들도 이 바닥에 뛰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업계는 더 긴장하는 모습이다.

배순희 북큐브 대표는 “경쟁사 증가는 시장 활성화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다”라며 “경쟁하며 협력하는 건전한 시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