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속편 하나 열 신작 안 부럽다?” 영화계에서 예전부터 널리 알려진 속설이다.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곧잘 비교가 되는 게임과 영화지만 속편에 있어서 만큼은 상대가 되지 못한다. 실제 영화계에선 흥행한 작품의 속편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슈퍼맨’ 시리즈나 ‘배트맨’, ‘X맨’, ‘터미네이터’ 등 전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개발된 속편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에서는 그 시장 규모에 비해 속편이 그리 많지 않다.
■온라인게임 속편의 흥행 시작
과거 PC를 기반으로 한 패키지게임의 경우 속편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EA의 ‘피파’와 ‘NBA’와 같은 스포츠 게임에서부터 ‘워크래프트’, ‘파이널 판타지’, ‘카운터 스트라이크’등 장르 구분 없이 속편은 보편화 된 트렌드였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의 경우 이들 작품들과 달리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초기 개발 방향과 다르게 중간 수정이 가능했기에 속편에 대한 필요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또한 패키지게임의 경우 이전 작품의 매출이 어느 정도 실현된 상태에서 속편이 출시돼 매출에 있어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반면, 온라인게임은 신규 유저들의 유입수가 늘기 보다는 속편과 전편간의 유저 이동이 발생할 수도 있어 자칫 상호간 매출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기에 그 위험부담이 크다.
하지만 ‘리니지’는 예상과 달리 ‘리니지2’ 서비스 이후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리니지2’와 ‘리니지’의 매출이 동시 상승하는 등 게임성만 보장된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에 따라 각 게임사들은 성공한 작품의 속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온라인게임 속편의 필요성
온라인게임 순위 전문사이트 게임노트(http://gamenote.gameangel.com) 주간순위를 살펴보면 40위권 내에 입성한 속편 온라인게임은 8위를 기록한 ‘리니지2’를 제외하고 각각 5위, 30위를 차지한 ‘피파온라인2’,’십이지천2’ 단 두 개뿐이다.
그나마 ‘피파온라인2’의 경우 ‘피파온라인’이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고, ‘십이지천2’의 경우는 전작보다 속편이 성공한 케이스기 때문에 ‘리니지2'처럼 1편과 2편이 모두 동시에 성공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이 밖에 ‘미르의전설’ 같은 경우는 ‘미르의전설2’가 나오면서 1편의 유저가 대거 이동하는 바람에 1편이 서비스 종료를 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런 경우는 속편이 ‘제 살 깎아먹기’가 되어버린 경우다. 이처럼 속편이 반드시 매출의 증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전작에서 느꼈던 재미와 감동이 속편을 통해 그대로 이어나가거나 이를 더욱 확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속편 온라인게임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는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위험부담을 줄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는 수많은 신작들이 론칭되고 있지만 게임명을 알리지 못한 채 사장되는 작품들이 속출하고 있다. 성공은 고사하고 이름을 알리는 것 조차 힘들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경쟁이 치열해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전작의 브랜드를 활용한 속편은 적어도 게임을 알려야 하는 큰 산은 무리 없이 넘을 수 있게 된다.
게임 업계의 한 전문가는 “시장이 포화되면서 신작을 알리기 위해 수십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이미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성공한 온라인게임의 속편은 새로운 신작을 알리는 것보다는 적은 비용이 소요되며 게임이 나오자마자 사장되는 리스크 또한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게임 속편의 봇물
이와 같은 이유로 최근 들어 속편 온라인게임의 제작이 더욱 활기를 띄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리니지2’ 이후 ‘라그나로크2’,‘프리스톤테일2’,‘십이지천2’ 등이 서비스됐고 ‘열혈강호온라인2’는 제작이 한창이다. 이처럼 아직까지는 MMORPG를 중심으로 속편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2009년 하반기에는 그 영역이 캐주얼게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게임순위 상위권에 포진하며 각각 레이싱, 스포츠, 뮤직 장르에서 대단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카트라이더(12위)’, ‘프리스타일(14위)’, ‘오디션(15위)’의 속편이 올 겨울 시장에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역대 최고 캐주얼 빅3의 속편 출시가 가까워지면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들 속편들이 전작과 달리 비슷한 시기에 론칭되기 때문에 캐주얼 게임의 대 혈전이 예상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