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따라 박자를 맞춰가며 버튼을 누른다는 리듬액션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지난 1997년 일본 게임 업체 코나미의 ‘비트매니아’이다.
비트매니아 이전에 파라파더래퍼가 있기는 했지만 리듬액션게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비트매니아 시리즈의 공이 컸다.
비트매니아 게임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코나미는 캐주얼 한 느낌의 ‘popn music’과 온몸으로 리듬을 연주하는 ‘댄스댄스레볼루션(DDR)’등을 연속으로 출시했다.
이중 DDR은 게임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전국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DDR을 즐겨 이른바 DDR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국내 개발사들도 이에 질세라 ‘EZ2DJ’와 ‘Pump it up’과 같은 게임들을 출시했는데 한때 표절시비로 법정 소송까지 가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리듬액션게임의 인기가 오락실의 쇠퇴와 함께 점차 수그러들 무렵 플랫폼을 바꿔 PC와 콘솔게임 등으로 새롭게 진화하여 등장했다. 특히 PC에서는 온라인게임으로 거듭나 국내에서는 오디션, 오투잼, 알투비트, DJMAX등 다양한 게임이 개발되었다.
■리듬액션게임의 온라인화
온라인화 된 리듬액션게임 중에 온라인 전문사이트 게임노트에서 20위권을 유지하며 현재까지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이 T3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오디션’이다.
오디션은 지난 2005년 서비스를 시작으로 국내 누적 회원 750만 명, 동시접속자 4만 명을 끌어 모으며 리듬액션게임 장르에서는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이다.
특히 ‘오디션’은 유저 1인당 비용이 정액제 MMORPG에 버금갈 정도로 고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의 눈길을 리듬액션 장르로 돌려 놓았다.
이러한 ‘오디션’의 큰 인기와 함께 2008년에는 리듬액션게임이라는 주제로 클럽데이온라인, 온에어온라인, 누리엔, 무브업 등 수많은 온라인 댄스 게임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게임노트 순위 4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게임은 ‘오디션’을 포함해 ‘알투비트’,’러브비트’ 단 세 게임뿐이다. 현재 온라인게임 장르별 점유율 면에서도 리듬액션장르는 하위권에 머무르며 온라인게임에서의 입지가 매우 좁아져 있는 상황이다.
■리듬액션게임 장르의 경쟁 가속화
리듬액션게임 장르가 이렇게 하위권의 늪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리듬액션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대부분이 ‘오디션’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유저들의 특성상 한 게임에 집중하게 되면, 해당 게임과 비슷한 게임이 등장한다 해도 유저 층의 이동이 적은 편이다.
더욱이 다른 장르와 달리 리듬액션게임은 음원 확보가 절대적이어서 음악 콘텐츠의 쏠림 현상으로 인해 후발 게임의 원활한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
또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 대부분이 기본적인 콘텐츠에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큰 약점으로 지적 받고 있다. 물론 음악에 맞춰 키를 누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리듬액션게임의 장르적 특성상 큰 변화를 주기가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디션의 경우 그 동안 비트매니아 시리즈로 대변되는 리듬 게임에 변화를 주기 위해 건반형이 아닌 키보드의 방향키를 이용한 조작방식을 선보였다.
또한 비주얼적인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유저의 조작에 따라 화면 내 캐릭터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 같은 변화 때문에 오디션은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 변화하는 리듬액션 게임
최근 리듬액션들은 다양한 변화를 꾀하기 위해 춤이라는 하나의 콘텐츠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합쳐 새로운 퓨전 리듬액션 장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주간순위에서 3계단이나 상승하며 21위에 오른 ‘알투비트’는 레이싱과 리듬액션이라는 장르를 적절하게 조합하여 유저에게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레이싱을 하면서 박자에 맞춰 키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리듬액션의 재미와 레이싱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크로스오버 게임이다.
25위에 오른 ‘러브비트’는 국내 MMORPG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가 만들어 낸 캐주얼 리듬액션게임이다. 강력한 커뮤니티 기능을 갖춘 마이룸 등의 콘텐츠로 게이머들에게 리듬액션게임 이상의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또한 한 마디를 네 박자로 나누고 각 박자에서 자유롭게 입력하게 함으로써 게이머로 하여금 자신만의 리듬을 살리며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러브비트의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리듬액션 게임의 변화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듬액션게임 장르가 가진 특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자들의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이러한 노력이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민감한 10대, 20대들에게 얼마나 많은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지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