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이나 개그우먼들은 상대방을 웃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상대를 웃겨야만 돈을 벌 수 있으며 반면 웃기지 못하면 흔적도 없이 개그계에서 사라진다.
게임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각 게임사가 선보인 게임들은 재미가 없으면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추거나, 게임서버만 열어둔 채 망연자실하기도 한다.
냉혹한 시장 원리다. 안타깝지만 당연한 결과다. 오히려 재미없는 게임이 아직도 서비스 중인 것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하다. 그냥 게임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는 것이 회사와 게이머를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지난 몇 년간 출시된 국산 온라인 게임 중 ‘정말 재미있다’라고 표현할만한 게임이 있었을까? 게이머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좋은 평가를 얻었던 게임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이 글의 독자들도 기억을 더듬어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출시를 준비 중인 게임을 보더라도 몇몇 게임을 제외하곤 재미도 없으며 감동도 없고 준비도 안 됐다. 너무 극단적인 표현일 수 있으나 이것이 현실이다.
재미없는 게임은 실패한다. 물론 외부환경에 의해 성공의 단맛을 본 게임도 더러 있다. 하지만 이들 게임은 실패했다고 말하고 싶다. 게임은 전율과 감동, 나름의 차별화된 게임성 등을 두루 갖춰야지만 재미있다고 평가 받을 수 있다. 실패한 게임은 대부분 이러한 재미요소가 없었다.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국내 게임 산업 총 수출액 10억 달러를 달성해 샴페인을 터뜨렸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한다. 해를 거듭할 수 록 재미있는 게임보다 그저 그런 게임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어서다. 선정적인 이벤트로 게이머 몰이를 일삼는 게임사가 ‘우리 게임은 대박 났다’라고 공표하는 것을 보면 실소마저 나온다.
재미없는 게임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이러한 게임을 보면 서비스를 지속해야하는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미 유통기한이 지난 재미요소로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버틸지도 의문이다. 게이머들이 게임의 재미요소를 강화시키고자 게임사와의 소통을 원하지만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필자는 기자이기 이전에 한 게이머다. 이 때문에 재미있는 게임을 좋아한다. 게임을 누구보다 사랑하기에 출시된 모든 게임이 성공했으면 하는 큰 바람도 가지고 있다. 게임계는 각성할 때다. 게이머가 재미난 게임을 원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