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의 세계화를 이끌어 가겠다고 선언했다. SK그룹 차원의 해외 유통망을 거점으로 국산SW 업체의 해외진출을 돕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9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 같은 글로벌 전략의 큰 그림을 설명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약 50.5%의 점유율을 고수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해외진출에는 번번히 고배를 마셨던 SK텔레콤이 색다른 해외진출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한 직접 진출이 아닌, 관련 SW를 개발하는 협력업체와의 동반 해외진출을 통해 '실질적 세계 표준화'를 추진한다는 것.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상생혁신센터'를 신설해 마케팅 테스트베드 공간 등을 제공하고 '코리아ICT밸리'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시장 진출 과정에서 SK그룹이 보유한 42개국 300여개 거점을 적극 활용해 SK만의 차별적 지원을 통해 ICT산업의 세계 진출에 추진력을 배가하겠다고 설명했다.
■해외 무선통신 부가서비스 시장 장악할 것
실제로 SK텔레콤 등 국내 이통사는 지난 2002년 휴대폰 컬러링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나 이를 뒷받침해주는 SW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진출은 생각하지 못했다. 현재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거의 모든 국가는 컬러링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당시 SK텔레콤은 국내 시장에서의 급성장에 만족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못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안타깝지만, 앞으로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실질적 세계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SK텔레콤의 해외진출 전략은 아직 시행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 초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부임하면서 약 3개월에 걸쳐 직접 밑그림을 그린 것인 만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도 이동통신 시장이 고도화된 국내 시장에서 입증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및 관련 SW를 주도적으로 수출하면서, 해외 부가서비스 시장을 장악해 나가겠다는 것.
현재 SK텔레콤은 컬러링과 휴대폰결제와 같은 기존 서비스 SW 외에 음성인식이나 동장인식 등 사용자인터페이스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기술을 휴대폰 및 모든 전자 디바이스에 적용시켜 나갈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한 앱스토어 같은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장을 만드는 등 관련 시장을 주도적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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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ICT 관련 SW를 직접 판매하지는 않는다. 이미 SK그룹에서 구축돼 있는 아웃포스트(거점)에 기능을 붙이고, 교육을 실시해 이들을 통해 팔겠다는 것이다"라며, "SK텔레콤의 서비스만이 아니라 국내 ICT산업의 채널로 만들어,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솔루션 업체들의 채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측은 이번 발표가 국내시장의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블루오션'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