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박상진 전무 "컨설팅 고급화 적극 추진"

일반입력 :2009/04/08 09:44    수정: 2009/04/08 10:01

송주영 기자

한국은 그동안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정도로 IT에 대한 투자를 선도적으로 해왔습니다. ERP 보급률도 높은 편이지요. 이제는 좀 더 고급화된 IT 투자에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딜로이트컨설팅 박상진 전무는 올해 고급화된 컨설팅,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기업이 컨설턴트를 직접 채용하고 인력 육성에 힘을 기울이면서 ISP 등은 자체적으로 할 역량을 갖춰 인하우스 컨설팅도 하게 됐다며 기업들이 직접 할 수 없는 명품 컨설팅으로 승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업 내에서 직접 하기 어려운 컨설팅 영역으로는 PMI(합병 후 전략), 어드밴스드 ISP, IFRS(국제회계기준)와 같은 규제 등을 꼽았다.

PMI는 기업간 M&A가 일어난 이후의 통합작업을 통해 기업인수를 완료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M&A 이후에 IT통합이 통합작업 성공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IT시스템은 기업 전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대형 시스템은 몇 년에 걸쳐 수천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비중이 커 PMI 컨설팅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박 전무는 올해는 기업간 M&A는 많지 않을 것을 전망했지만 사업부 재편성, 비즈니스 유닛 단위의 '주고 받기'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드밴스드 ISP 역시 기업 전략과 관계있는 것이다. 박 전무는 어드밴스드 ISP는 일반 차세대나 ERP시스템 구축 선행 작업으로 진행했던 ISP와는 달리 기업이 전략을 변경할 때 IT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거나 글로벌 전략을 구성하는 등의 경우에 강․약점을 분석해 진행하는 것. 삼성증권의 경우 차세대시스템 개발 완료 이후 IB(투자은행)로 거듭나기 위한 ISP를 계획했는데 이같은 전략과 밀접한 ISP를 어드밴스드 ISP라고 지칭하고 있다.

어드밴스드 ISP는 방송통신 업종 등에서 통방융합을 화두로 해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전무는 그동안 기업들은 ISP를 2년에 한번, 3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신체검사를 하듯이 했는데 신체검사형 ISP에서 벗어나 통합형, 신사업형 ISP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이 전략과 연계된 프리미엄 컨설팅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위기로 국내 IT 시장은 캡티브 마켓 위주로 문을 굳게 닫아 걸겠지만 그래도 프리미엄 컨설팅에 대해서는 컨설팅 업체에 자리를 내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ERP 컨설팅 등의 경우는 방법론이 많이 알려지면서 컨설팅 비용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ERP 구축은 많이 검증이 돼 가격경쟁력이 우선시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 전무는 그러나 전략 중심의 IT컨설팅은 수요가 많지 않은 반면 ERP 등은 저변이 넓어 이원화된 전략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원화 전략에 베어링포인트 인수가 한 몫 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어링포인트는 ERP 컨설팅에 강점을 갖고 있었다. 이에 더해 제조, 서비스에 강한 딜로이트에 반해 베어링포인트는 한국전력 등 공공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박 전무는 최근 국내 대형 SI업체들의 컨설팅 역량 강화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화를 지향하고 있어 글로벌한 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이같은 시장 상황 속에 글로벌 컨설팅 업체들이 유리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