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시름하는 포털업계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야구축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그 주인공.
WBC와 ‘꽃남’은 높은 인기만큼이나 막대한 방문자를 포털로 불러들였다. 장기 수익원까지는 아니지만 톡톡히 재미를 봤다는 게 포털들의 생각이다.
■대표팀 인기에 스포츠섹션 방문자 급증
우선, 24일 우리 대표팀의 준우승으로 끝난 2회 WBC. 5일 개막부터 네이버와 다음, 야후 등의 스포츠섹션 트래픽 증가를 이끌었다. 대표팀의 승승장구에 따라 방문자는 계속 늘었고, 포털들은 방긋 웃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둔 24일 오전 9시경 스포츠섹션 평균 트래픽이 WBC 개막 전보다 순방문자 1.5배, 페이지뷰 2.7배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개막전 18.5% 정도였던 스포츠섹션 여성 방문자 비율도 WBC 기간 동안 29.1%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 22일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에서의 여성 방문자수 비율은 34%까지 올랐다. 이는 WBC 개막 전보다 무려 83.5%가 증가한 수치다.
조사기관 메트릭스에 따르면 다음은 최근 3주간 중복을 제외한 WBC 방문자 수에서 769만명을 기록, 688만명의 네이버를 제쳤다.
메트릭스 조사상 다음에 밀렸다고는 해도 네이버와 네이트, 야후 등도 WBC 수혜를 입었다. 특히 네이버는 스포츠섹션 방문자 수가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에서 기존보다 4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다음 관계자는 “대표팀 경기가 주로 낮에 진행되면서 TV를 보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포털에 몰렸다”며 “특히 온라인 ‘문자중계’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꽃남, 동영상 유통 새모델 창출?
인기드라마 ‘꽃남’도 포털들을 지원사격 했다. 특히 포털들이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동영상 UCC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이달 3일부터 ‘꽃남’에 대한 합법적 동영상을 제공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4일 현재까지 재생 횟수가 1,200만회를 넘겼다. 분명, 일반적인 동영상 UCC로는 이끌기 힘든 결과다.
누리꾼들은 더 나아가 직접 제작한 ‘꽃남’ UCC를 다음에 올리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꽃남’ 관련 동영상 UCC가 2,000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며 “이같은 UCC는 누리꾼들이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도 다음과 비슷한 행보를 시작했다. ‘꽃남’ 동영상을 합법적으로 제공하겠다고 24일 발표했다.
이에 싸이월드 회원들은 ‘꽃남’ 풀 동영상을 방송 직후 무료로 감상할 수 있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스크랩도 가능하다. SK컴즈는 동영상에 광고를 삽입, 드라마 저작권자와 수익을 배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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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가 종영 전 인터넷상 UCC 유통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꽃남’이 비록 ‘막장 드라마’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포털업계에 미친 영향이 적잖은 것은 사실이다.
SK컴즈 정지현 동영상사업팀장은 “이번 기회에 저작권을 보호하며 합법적으로 동영상을 유통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키워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