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E3쇼에서 공개된 캡콤의 호러액션게임 ‘바이오하자드5’의 패키지 표지와 트레일러 영상이 인종 차별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백인인 주인공과 싸우는 적(좀비)이 대부분 ‘흑인’으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캡콤은 문제가 된 트레일러영상과 표지 디자인을 수정하고 많은 국내외 언론을 통해 게임의 무대가 아프리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흑인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종차별적인 시각으로 게임을 만들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한동안 잠잠해졌던 바이오하자드5의 인종 차별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이 출시된 후 많은 판매고를 올리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자 일반 게임 전문지 문만 아니라 AP통신, 뉴욕 타임즈 등 해외 주요 외신들이 잇따라 이 문제를 재조명하고 있는 것.
먼저 AP통신은 “제작자인 타케우치 준은 게임의 무대가 아프리카며 사람을 괴물로 변신시키는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난폭해 진 것이지 아프리카인을 비하시키거나 하는 요소를 담고 있지는 않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을 실제로 해 보면 식민지 주의나 자본주의 요소, 인종주의를 지나치게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제작자가 미쳐 자각하지 못한 내용”이라며 게임에 묻어 있는 요소들에 대해 반박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캡콤은 아프리카인을 살육하는 것에 대해 ‘단순한 게임이다’고 밝히고 있다.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그들(캡콤)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이다”고 논평했다.
뉴욕 타임즈는 “바이오하자드5는 인종 차별적인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이런 논란의 원인은 일본 게임 제작자들의 인식 부족이다. 그 예로 지난 2007년 E3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붉어졌을 때 그들은 그저 놀라고만 있었다. 왜 비판 받는지 이해를 못한 것이다”며 “입장을 바꾸어 일본인이 좀비화된 중국인을 살육하는 게임을 아시아권에서 출시한다면 어떤 반응이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제작진들이 신중하지 못했던 점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