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을 논의하게 될 자문기구인 '미디어발전국민원회(이하 미발위)'가 오는 20일 두번째 회의를 시작으로 100일간의 항해에 첫발을 내디질 예정이다.
지난 13일 첫 상견례 겸 첫 회의를 가진 미발위는 20일 미디어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회의 일정만 잡혀있는 상황으로, 회의의 공개여부나 논의 내용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공동위원장과 4명의 위원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에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소위원회에는 김우룡·강상현 공동위원장, 최홍재 공정언론시민연대 사무처장, 황근 선문대 교수,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 이창현 국민대 교수가 포함됐다.
미발위는 한나라당 추천 10인, 민주당 추천 8인, 선진과창조의모임 추천 2인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20일 두번째 회의…바람직한 역할할까
현재 미디어법은 국회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것으로 이 중 방송법, 신문법, IPTV법, 사이버모욕죄 관련법 등이 쟁점이 되고 있다.
이 중 방송법 개정안은 대기업과 일간신문, 뉴스통신 등이 지상파 방송에 지분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1인 지분 한도 또한 기존 30%에서 49%로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미디어 융합이 거부할 수 있는 세계적 추세이며, 산업규모 확대와 경기부양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측(찬성)'과 '규제 완화를 통해서 경기부양을 끌어 올리기는 힘들며, 오히려 대기업의 진출로 방송시장의 다양성이 훼손된다는 측(반대)'이 크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이에 따라 문방위 자문기구의 성격으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지난 13일에 상견례 및 첫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인사말과 함께 향후 논의 방향에 대한 간단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여야는 미발위를 통해서 미디어법 개정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100일간 운영한 뒤 표결에 부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사회적 합의기구'라는 명목으로 미발위가 출범하기는 했지만 소속 위원들이 여야의 추천인사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문방위 공방의 재방송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발위가 문방위 공방의 연장선상인 동시에 더욱 깊이있는 토론도 가능하겠지만, 문방위 혈전을 잠시 소강하는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
게다가 자문기구의 역할을 어디까지로 둬야 할지, 회의 운영을 어떤 식으로 할 지, 언제까지 운영할 지, 회의 내용을 공개할 지 등 새롭게 논의해야 할 사안들이 추가로 생기면서 오히려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미발위에 소속된 위원들이 각 정파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