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도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소비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 백화점 매출이 할인점 매출의 2배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명품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IT제품의 경우에도 고가의 제품과 저가 제품의 판매가 지속되는 등 소비의 극과 극 행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 필요없는 기능을 뺀 '다이어트'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뺄 것은 빼고 필요한 기능만 '쏙'
국내는 물론 이웃나라 일본도 지난 2008년 하반기 경기 불황을 겪으면서 일본 이동통신 시장도 급속히 얼어붙었다. 지난해 순증가입자건수가 530만 건에 불과, 전년대비 5%나 감소한 수치를 기록하면서 불황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소프트뱅크 모바일은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신규가입자를 대거 모으며 홀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소프트뱅크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필요 없는 기능을 과감히 뺀 '다이어트 휴대폰'이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스마트폰.풀터치스크린폰 등 다양한 기능이 집약된 첨단 기술 휴대폰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여 수익을 낸 것은 복잡한 기능을 빼고 필요한 기능만 '쏙' 집어넣은 휴대폰이라는 것.
이런 소프트뱅크의 전략에 맞는 대표적인 모델은 바로 '830P' 모델이다. 터치스크린은 물론 모바일방송을 보기 위한 원세그 기능도 탑재하지 않았다. 단순히 통화와 메일만으로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소프트뱅크의 '다이어트 휴대폰' 전략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성공을 거뒀고 수요가 늘어나자 기종을 5개로 늘리기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8년 신규가입자 건수의 절반 정도를 소프트뱅크가 차지하며 2위 사업자인 NTT도코모를 바짝 따라잡고 있다.
■국내 시장도 거품 뺀 '실속' 휴대폰 인기
컨버전스 IT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휴대폰도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멀티기능 휴대폰이 인기를 끌었었다. 휴대폰만 있으면 카메라, TV, 인터넷, MP3P, 동영상 등 다양한 기능이 집약된 멀티미디어기기로 진화했다.
특히 최근에는 손안의 작은 PC '스마트폰'이 슬슬 고개를 들었는데 삼성전자의 'T옴니아'의 경우에는 '전지전능'이라는 광고카피에서도 나타나듯이 휴대폰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대명사로 자리잡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 불황과 더불어 필요 없는 기능을 뺀 실속형 다이어트 제품을 찾는 경향이 늘고 있다. 기능이 다양한 휴대폰 보다는 필요한 기능이 탑재된 특화폰 제품들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중년 이상 시니어들을 위한 '효도폰'도 그중 하나로 LG전자 '와인폰'과 삼성전자 '오리진폰'이 '효도폰'의 대명사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와인폰'은 눈에 잘 보이게 커다란 키패드를 탑재해 시안성을 높였으며 복잡한 기능을 빼고 대신 시니어 고객을 위한 문자·일정 읽어주기, 문장 자동완성, 돋보기 기능 등을 탑재했다.
LG전자 MC한국사업부장 조성하 부사장은 “와인폰은 휴대폰 틈새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며, “고객 니즈를 바탕으로 사용편리성을 높이고 꼭 필요한 기능들을 탑재한 특화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오리진폰'도 역시 시니어 고객을 위해 큰 키패드는 물론 문자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문자 상용구를 1,000개 정도 저장해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소음제거기능으로 주변 소음에 반응해 송수화음량 자동조절 기능 등으로 통화 시 불편함을 최소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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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의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를 파악한 '효도폰'은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와인폰 시리즈의 경우에는 누적판매대수가 130만대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버전스 바람을 타고 컨버전스 IT제품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경기 불황과 더불어 니치 타깃을 대상으로 특화 기능을 제공하는 디버전스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필요 없는 기능을 과감히 뺀 디버전스 제품들은 사용성과 가격 두 가지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싶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