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발 M&A 시나리오 '관심집중'

EMC·VM웨어·넷앱·스카이프도 루머통신에 등장

일반입력 :2009/02/11 11:07    수정: 2009/02/11 14:53

황치규 기자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가 특유의 인수합병(M&A) 레이스에 다시 들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스코가 조만간 M&A 레이스에 들어갈 것을 유력하게 보는 분위기다. 어느 업체가 시스코의 품에 안길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현재로선 대형 M&A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러나 루머통신에는 EMC, VM웨어, 넷앱, 스카이프 등 유명 업체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시스코, 현금 확보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씨넷뉴스에 따르면 시스코는 40억달러의 채권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시스코는 확보한 현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5억달러는 이달말로 예정된 유동 부채를 값는데 쓰고 나머지는 일반적인 목적으로 쓰겠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인 목적은 자사수 매입, 자본 지출, M&A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현재로선 시스코가 M&A에도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어떤 회사에 얼마를 쓸지는 안개속이지만 M&A 자체는 가능성이 높다. M&A에 익숙한 시스코 DNA를 감안하면 현금을 움켜진 지금, 그냥 있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존 챔버스 CEO도 최근 실적발표와 함께 가진 컨퍼런스콜에서,신규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의 일환으로 M&A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시스코는 현재 대차 대조표상으로 300억달러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돈의 상당 부분은 해외에 묶여 있다. 해외 자금을 빼면 시스코가 미국에서 쓸 수 있는 현금은 32억달러 정도다. 이번에 채권을 판매하는 것도 당장 움직일 수 있는 현금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 어느 업체를 인수할까?

시스코가 현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제 시선은 어느 업체를 살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시스코가 대규모 M&A를 시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유망한 기업을 인수해 빈구멍을 채우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루머통신에는 유명 기업들의 이름이 시스코의 잠재적인 구매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시스코가 성장을 위해 강화하려는 분야는 소비자용 비디오, 가상화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센터 기술, 소셜 미디어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씨넷뉴스에 따르면 최근들어 시스코가 스토리지 파트너인 EMC를 인수할지 모른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EMC가 소유한 서버 가상화 업체 VM웨어 인수를 고려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현재 EMC 시가 총액은 240억달러다. VM웨어는 100억달러 정도다. 시스코가 사기에는 비싼 가격이다. 그래도 구경꾼들 사이에선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시스코는 조만간 서버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넷앱,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레드햇 등의 이름도 시스코가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업체리스트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 역시 인수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소비가 가전 분야도 매력적이다. 시스코는 수년전부터 소비자 가전 시장에 전력을 전진배치시켜왔다.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는 홈 오디오와 미디어 허브 신제품을 내놓고 소비자 가전 업체로서의 변신에 가속도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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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쪽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스코는 이번 CES에서 대형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콘텐츠를 사용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Eos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발표했다.

이베이가 소유한 인터넷 전화 서비스 스카이프 인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베이는 2006년 스카이프를 26억달러에 인수했지만 현재 스카이프 가치는 20억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베이는 성장 엔진인 스카이프 매각을 놓고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시스코가 20억달러에 얼마를 더 지불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씨넷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