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시스템즈를 그저 네트워크 장비 공급 업체로만 알고 있는 이들은 생각을 좀 바꿔보는 것도 괜찮겠다.2003년 링크시스 인수를 통해 가정용 시장 진출 의지를 분명히했던 시스코는 이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까지 존재감을 드러내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마니아들 사이에서 강력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애플, 소니와 시스코가 한판붙는 시나리오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애플과 시스코가 싸운다? 예전같으면 생각치도 못했던 일이다. 애플는 대중성이 높은 디지털 기기업체고 시스코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네트워크 장비 회사였다. 둘의 사업은 B2C와 B2B로 시장이 분명하게 구분됐다. 싸울일도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른 그림이 펼쳐질 듯 싶다. 시스코는 주니퍼네트웍스, 쓰리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아이콘' 애플과도 싸우게 될 것 같다.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시스코는 오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디지털 스테레오 시스템 등 야침차게 준비해온 신제품들을 공개한다. 디지털 스테레오 시스템은 집에서 선을 연결하지 않고도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이다.시스코는 사용자들이 텔레비전에서 인터넷 동영상을 보다 쉽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도 준비중이다. 자사 기업용 화상회의시스템 텔레프리전스를 사용자들이 고화질 텔레비전에서 친구들과 대화하는데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개인 사용자들을 잡기 위한 시스코의 행보는 몇년전부터 시작됐던 일이다. 시스코는 2003년 소호용 네트워크 업체 링크시스를 2005년에는 TV셋톱박스 업체 사이언티픽 아틀란타를 집어삼키며 기업을 넘어 가정으로의 영토 확장 의지를 보여왔다.존 챔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2006년 CES 행사에서 디지털홈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시스코는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는 경험이 별로 없는 신인으로 분류된다.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의 관록이 가전 시장에서 먹혀들지도 미지수다.그러나 시스코는 "소비자 가전은 이제 광대역 인터넷 접속과 홈네트워크의 이점을 끌어안고 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이제막 네트워크와 연결되려하고있는 텔레비전의 부상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