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가전 시장을 향한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시스템즈의 대담한 청사진이 공개됐다. 신제품 개발은 물론 인수합병(M&A)을 통해 디지털 가전 시장에서 빠르게 지분을 늘리겠다는게 핵심이다.
존 챔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2009 행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용 소비자 가전 시장 진출을 위해 신제품 개발과 전략적 제휴 그리고 인수합병(M&A)을 강도높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스코는 지난 2003년 링크시스를 인수하면서 디지털 홈네트워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5년에는 셋톱박스 업체 사이언티픽 아틀란타를 인수, 홈네트워크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했다.
이번 CES에서 시스코는 보다 강력해진 카드를 들고 나왔다. 무선 홈 오디오 시스템과 미디어 허브 스토리지 등 신제품도 대거 공개했다.
시스코 링크시스 사업부가 선보인 무선 홈 오디오 시스템은 사용자들이 디지털 음악을 집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와이파이(Wi-Fi) 무선랜 네트워크를 통해 음악을 방들에 있는 스피커로 보내줄 수 있다. 가격은 방 두개 기준으로 999달러 수준이다.
미디어 허브는 사용자들이 인터넷상에서 원격으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스토리지 솔루션이다. 최대 용량은 500GB이며 가격은 299달러부터다. 원격접속외에 미디어허브는 디지털 파일 백업 기능도 제공한다.
시스코판 서비스도 눈에 띈다. 시스코는 이번 CES에서 대형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콘텐츠를 사용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Eos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발표했다.
시스코는 'Eos'를 미디어 업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일환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씨넷뉴스는 Eos 플랫폼은 새로운 웹사이트 개발을 간소화시켜주고 미디어 회사들이 쌍방향 기능과 소셜 네트워크 콤포넌트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전했다.
시스코에 따르면 이번 CES는 디지털 가전 시장 정복을 위한 초기 단계일 뿐이다. 챔버스 CEO는 앞으로 공격적인 작전이 펼쳐질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특히 향후 1년을 강조했다. 건드려 보고 안되면 빠지는게 아니라 전사적으로 디지털 가전 시장에 물량공세를 퍼붓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스코의 소비자 가전 시장 진출은 개별 제품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과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가전 시장을 향한 네트워크 대표 브랜드 시스코의 대담한 베팅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비교적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탓이다.
소비자 디지털 가전 시장은 경쟁자들도 꽉 들어차 있다. 시스코가 이번에 발표한 홈 오디오 시스템은 이미 소노스가 유사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디어 허브와 같은 제품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많다. 시스코는 가격 정책도 경쟁 업체들과 크게 차별화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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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일관성도 관건이다. 씨넷뉴스는 시스코는 일관된 브랜드를 시장에서 제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시스코는 자사 브랜드 전략을 시스코 중심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스코가 메인 브랜드고, 링크시스는 패밀리 브랜드란게 회사측 설명이다.